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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 논란’ 대만 연예계로 불똥

입력
2016.01.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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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기 가수 겸 배우 뤄즈샹 (罗志祥·37)이 중국에서 중국, 대만 출신을 나누지 말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대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네모 안 사진은 대만 국기를 흔드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 뤄즈샹 웨이보·MBC 제공
대만 인기 가수 겸 배우 뤄즈샹 (罗志祥·37)이 중국에서 중국, 대만 출신을 나누지 말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대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네모 안 사진은 대만 국기를 흔드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 뤄즈샹 웨이보·MBC 제공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어 양안(중국과 대만)관계의 ‘태풍의 눈’이 된 가운데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들의 출신 노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명 ‘쯔위 사태’가 연일 연쇄 파문을 일으키며 동아시아 대중문화업계를 흔드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대만 출신으로 중국에서 활동 중인 인기 가수 뤄즈샹(?志祥·37)이 쯔위 관련 발언을 했다가 대만에서 곤욕을 치렀다. 뤄즈샹은 중국 상하이 동방위성TV의 예능프로그램 ‘극한도전’의 극장판 개봉과 관련한 시사회에서 “중국 스태프와 일한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다 같은 중국 사람인데 그렇게 세세하게 구분 짓지 말자”고 했다가 고향인 대만에서 뭇매를 맞았다. “다 같은 중국인”이란 말로 대만 출신이란 걸 감추고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게 비난의 이유다.

대만 연예인들은 중국에서 활동할 때 방송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고향 언급을 삼가 해 왔고 이를 대만인들도 묵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쯔위 사태’ 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대만 주요 일간지인 자유시보는 지난 18일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타협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힌 가수 리웨이칭과 뤄즈샹을 비교한 기사를 내 뤄즈샹을 코너로 몰았다. 한국과 중화권의 연예 관련 중계업무를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쯔위 사태’ 후 대만에서 국기를 옷처럼 입고 다니는 ‘국기소녀’ 가 화제일 정도로 국기와 출신을 드러내는 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대만인은 대만인’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져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들이 극도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뤄즈샹의 소속사는 결국 18일 공식입장을 내 “정치인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양안(중국과 대만)문제를 연예인에게 적용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소속사 측의 한탄에도 이를 바라보는 대만인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대만 출신 연예인을 대하는 중국인의 이중잣대도 눈길을 끈다. 중국 예능프로그램 ‘폭풍효자’에 출연 중인 대만 연예인 천차오언(陳喬恩)의 경우 프로그램 설정에 따라 고향인 대만 씬주 지역에서 촬영을 하고 있으나 중국 내에선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다. 국기를 흔드는 행위처럼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면 출신을 염두에 두지 않는 중국 시청자들의 인식이 반영됐다.

‘쯔위 사태’로 대만 활동을 앞둔 한국 가수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걸그룹 에이핑크 측은 24일 타이페이 아레나에서 열릴 유명 음악시상식 ‘KK박스 뮤직 어워즈’ 참석을 앞두고 쯔위 관련 대만 이슈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중국-대만 리스크’ (본보 19일자 2면)를 관리하고 있다. 월드투어를 앞둔 한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공연 전 해외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인터넷 방송을 기획했고, 나라와 수도를 맞추는 게임을 준비했는데 대본에 대만도 들어 있어 이 게임 자체를 완전히 빼버렸다”는 해프닝을 털어놨다.

‘쯔위 사태’ 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JYP 주변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JYP 서울 청담독 사옥은 보안 요원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JYP 고위 관계자들은 연일 사옥에서 회의를 거듭하며 ‘쯔위 사태’ 수습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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