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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 탈모에 대처하는 법

입력
2016.04.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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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을 깎은 후 3년간 몸에 털이 나지 않은 포메라니안은 최근 코코넛 오일을 바르기 시작하면서 털이 부분적으로 나기 시작했다.
털을 깎은 후 3년간 몸에 털이 나지 않은 포메라니안은 최근 코코넛 오일을 바르기 시작하면서 털이 부분적으로 나기 시작했다.

포메라니안 암컷을 키우고 있는 김유미(37·가명)씨는 반려견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어릴 때 털을 한번 깎았는데 그 이후 3년이 지나도록 털이 자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 상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얼굴과 발을 제외한 부분에는 털이 나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 최근 동물병원의 조언을 듣고 코코넛 오일을 바르기 시작했다. 김씨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큰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포메라니안이나 허스키, 페키니즈 등을 키우는 반려인들 가운데 위와 같이 털을 깎은 다음 털이 자라지 않는 탈모증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탈모는 호르몬 불균형, 피부 감염, 다른 피부병으로 인한 염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미용’이후 탈모는 위의 어떤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탈모증X’라고도 하는데 기계로 털을 깎은 다음(클리핑)에 탈모가 일어난 것이라 포스트 클리핑 알로페시아(Post clipping alopecia)라고도 한다.

미용후 탈모는 주로 앞서 언급한 여우과 북방계 이중모를 가진 개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 유전으로 인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 동물병원 피부과 황철용 교수는 “클리핑을 하지 않았으면 털을 유지할 수 있는데, 털을 깎으면서 그 유전이 발현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털을 깎은 후 3년간 몸에 털이 나지 않은 포메라니안은 강아지 미용기기인 클리퍼를 사용한 이후 털이 나지 않았다는 것 이외엔 이유가 알려지지 않아 탈모증X 진단을 받았다.
털을 깎은 후 3년간 몸에 털이 나지 않은 포메라니안은 강아지 미용기기인 클리퍼를 사용한 이후 털이 나지 않았다는 것 이외엔 이유가 알려지지 않아 탈모증X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면 영원히 털이 나지 않는 걸까. 그것도 확실하지는 않다. 털이 나지 않은 다음 2,3년 이후 다시 날 수도 있고, 또 털이 일부분에서만 자랄 수도 있다.

황 교수가 제안하는 탈모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수면유도제인 멜라토닌 성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약에는 모발 촉진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피부 주름을 개선해주는 미세한 침(롤러)을 놓아 모근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황 교수는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볼 수는 있지만 100% 탈모를 개선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재봉 이리온 대표 원장은 탈모증X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를 하는 것보다는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문 원장은 “탈모증X에 노출되기 쉬운 견종의 경우 강아지 미용기기인 클리퍼를 사용하는 대신 가위컷으로 털을 자르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탈모증X의 경우에는 불포화지방산 영양을 피부에 공급하는 것도 탈모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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