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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도 외국 담배 피운다

입력
2016.04.13 16:29

KT&G 10년 독점 깨져

美ㆍ日담배 첫 군납 결정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매장에 외국계 브랜드 담배 제품이 진열돼 있다. BFG리테일 제공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매장에 외국계 브랜드 담배 제품이 진열돼 있다. BFG리테일 제공

올해부터 우리 군 영내에서도 외국계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내 담배업계와 엽연초 생산 농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13일 국방부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군복지단의 군납용 담배 심사(본보 11일자 21면 참조)를 통과한 담배는 한국 KT&G의 ‘레종 프렌치 블랙’과 ‘보헴 시가 슬림핏 브라운’, 미국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골드 오리지널’, 일본 JTI의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 등 4종이다. 외국계 담배가 군납용 담배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07년 공개 입찰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연간 1,300억원 규모인 군납용 담배의 납품은 지난해까지 KT&G가 독식해왔다.

올해 군납용 담배 선정 발표는 당초 12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보다 신중한 평가를 위해 하루 더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최근 군 수뇌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외국계 담배 업체들은 KT&G가 10년 가까이 군납용 담배를 독점해 온 것을 두고 적잖은 불만을 제기해 왔다. 외국 브랜드지만 한국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외국계 담배들은 국내 제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던힐 제조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코리아와 필립모리스 한국 법인은 최근“국방부 국군복지단의 지난해 군납용 담배 선정과 관련된 입찰 자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까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바 있다.

국군복지단의 이번 결정에 외국계 담배 업체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 놨다. 그러나 군수 물자인 군납용 담배에 외국계 담배가 포함된 데 대한 거부감과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독도 수비대원들이 일제 담배를 피우면서 독도를 지키는 상황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잎담배를 생산하는 농가들의 단체인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도 “군인들이 피우는 담배까지 외국계 담배가 공급된다는 것은 국부유출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중앙회는 14일 조합장 회의를 소집,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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