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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與, 명분없는 복당 카드… “민심 역행 인위적 정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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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등 친박 선거운동 기간
과반 안 돼도 복당 안 된다더니
黨 사정 시급해지자 돌변
공천 실책 스스로 인정하는 꼴
유승민ㆍ안상수 등 7명 복귀하면
20대 국회 129석, 다시 1당으로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과 20년 만의 3당 체제를 맞은 새누리당이 총선이 끝난 지 하룻만에 사실상 자신들이 내쳤던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카드를 꺼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14일 저녁 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 친여 성향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무소속 당선자 11명 중 새누리당 영입대상인 친여 인사는 모두 7명이다. 이들이 모두 복당할 경우 제1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뀌게 된다.
앞서 새누리당 낙천에 불복해 탈당했던 무소속 당선자는 유승민(대구 동을)ㆍ주호영(대구 수성을)ㆍ윤상현(인천 남을)ㆍ안상수(인천 중ㆍ동·강화·옹진)ㆍ장제원(부산 사상)ㆍ이철규(강원 동해·삼척)ㆍ강길부(울산 울주) 등이다. 이들 7명이 복당하면 새누리당 의석은 122석에서 129석으로 늘어 123석을 차지한 더민주를 제치게 된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말 낙천 이후 가진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겨서 돌아오겠다”고 말해, 복당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이 복당하면 그가 새누리당 차기 주자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당내 계파간 득실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이런 결정이 선거 하루 뒤에 추진되면서 민심과 다른 인위적 정계 개편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더구나 당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친박계로선 자신들 주도로 낙천시킨 이들을 다시 받아들일 것은 자신들의 실책을 자인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달 27일 유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당헌당규상 탈당한 사람이 복당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과반수가 안 된다고 해도 안된다”고 비토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막상 의석수가 과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서둘러 이들의 복당을 허용한 것은 새누리당이 정치적 명분을 찾을 여유도 없이 당내 사정이 급박하다는 방증이다.
새누리당으로선 원내 제1당 자리를 다시 가져오면 국회의장 몫이나 20대 원구성 협상에서 더민주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당초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개원에 즈음해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문제를 마무리하고 원구성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도부가 사실상 해체되고, 당내 구심력이 떨어지면서 제1당 추진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안상수 당선자는 이날 곧바로 새누리당에 복당을 신청해 ‘복당 당선자 1호’가 될 전망이다. 안 당선자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권 여당이 제1당도 되지 않아 국정이 표류하는 것은 (국민이) 원치 않을 것”이라며 “오늘 조건 없이 새누리당에 복당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을 추진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해찬(세종) 홍의락(대구 북을) 당선자가 복당해도 2석을 늘리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홍의락 당선자의 경우 선거운동 과정에서 “복당하지 않겠다”고 지역구민에게 천명하기도 했다. 이들을 제외한 김종훈(울산 동구)ㆍ윤종오(울산 북구) 당선자는 옛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당분간은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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