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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애인이 동등한 동료가 되는 사회를 위해

입력
2016.04.19 14:44

지난달 26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너무 반가운 승전보가 날아왔다. 한국이 프랑스 보르도 엑스포파크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종합 우승으로 지난 4회 호주 대회부터 9회 프랑스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했고, 통산 7번 우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 결과는 우리나라 기능 장애인들의 실력이 세계 최정상의 수준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이처럼 우수한 기능을 보유했음에도 국내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은 안타깝다. 기업이 일정 비율 이상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장애인고용의무제도가 법제화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장애인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현행 관련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는 장애인근로자를 전체 근로자의 2.7%이상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2014년도 말 기준 의무고용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2.54%이고 의무고용을 이행한 기업은 겨우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고용을 선도하여야 할 30대 대기업 집단의 고용률은 1.9%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취업 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의 삶은 비장애인에 비해 더욱 힘들어졌다. 2015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7.7%로 전년(39.6%) 대비 1.9%포인트 하락하였고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63.3%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필자는 국내 기업들의 장애인고용을 독려하기 위해 기업체를 방문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할 기회가 많다. 장애인고용을 꺼려하는 대부분의 사업주와 기업 관계자들은 회사 내에 장애인을 배치할 적합 직무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과거 자신이 겪었던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경험과 생산성에서의 문제점을 말한다. 하지만 장애인고용에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 내 기존 직무 중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직무가 있어서 장애인고용에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 전 개최된 2016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수상한 기업들의 고용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직무를 세분화하여 장애인 적합 직무를 찾아내는 등 직무 발굴에 노력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장애인고용을 위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직접 설립하여 운영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장애인고용을 실천하겠다는 기업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성공의 관건이다.

우리사회에서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과거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기업이나 개인의 직접적인 이해와 부딪히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편견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이 동대문구에 설치하고자 했던 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지난해 9월 착공식까지 열고도 주민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공사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장애인 학부모들은 지난달 28일부터 5일간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특수학교 설립 문제는 주민 의견 수렴 이전에 장애학생의 기본 교육권 보장이 우선될 문제”라며 공사재개를 촉구했다.

2015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정부와 관련단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이에 무관심하다.

많은 사람들이 봄나들이로 분주한 4월은 법으로 정한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이며,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에게 일자리가 갖는 의미를 한 번씩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해 본다. 장애인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안정적인 자립 기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행복한 출발점이 되는 4월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김태양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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