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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삼촌뻘? 이젠 아빠뻘 멜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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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대한 호감 여부를 결정하는 수많은 변수 중 ‘나이 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적어도 안방극장의 남녀 배우들 사이에서만큼은 서로의 나이란 묻지도 따질 필요도 없는 무감각의 기호가 된 지 오래다.
최근 드라마에선 유독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 간의 멜로가 사랑을 받고 있다. 띠 동갑은 애교다. 들으면 입이 떡 벌어질 만 한 나이 차이를 무색하게 하는 이들의 ‘케미’(화학작용)에 시청자들은 열광 중이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남긴 여러 잔상 중 진구(36)ㆍ김지원(24), 일명 ‘구원커플’의 훈훈한 케미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이 보여준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 앞에서 띠 동갑이란 나이 차이를 운운한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당사자들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어려 보이지 않고 성격도 워낙 털털해 좋은 호흡이 나왔다”(진구) “나이에 비해 천진난만하고 소년 같아 특별히 나이 차이를 못 느끼고 연기했다”(김지원)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의 이서진(45)과 유이(28)도 무려 17살이란 나이 차가 난다.
김희선(40), 하지원(38), 김정은(40) 등 전작들에서는 비교적 비슷한 연령대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왔던 이서진으로서는 파격적인 나이 차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지난달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유이가 어리긴 하지만 연기 호흡은 나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하무인의 재벌남과 온갖 일을 전전하는 싱글 맘의 사랑이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를 기록 중이다.
지상파 3사 월화극 3파전에서 1위를 기록 중인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에 출연 중인 박신양(48)과 강소라(26) 앞에선 이들도 명함을 못 내민다. 두 사람은 무려 22살 차다. 극중 조들호와 이은조 변호사로 각각 열연 중인 이들의 본격적인 멜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왕년의 ‘여심 저격남’ 박신양과 20대 대표 여배우 중 한명인 강소라가 보여줄 애정라인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의 주인공인 지성(39)과 혜리(22)는 17살이란 세월의 벽을 넘어야 한다. 어느새 불혹을 앞둔 지성과, 전작인 ‘응답하라 1988’에서 여고생 역할을 맡은 까닭에 실제 나이보다 더 앳된 얼굴을 한 혜리의 호흡을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지는 두 사람에게 달렸다.
지성은 1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이 차이가 조금 걱정됐다. 혜리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를 오빠라고 생각하라고 부탁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중년 남자배우와 젊은 여자배우의 조합을 방송국은 대체로 긍정 평가한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남자배우의 노련함과 여배우의 풋풋함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왜곡된 일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따른다. 남자배우는 나이가 들어도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지만 여자배우는 서른 살만 넘어도 조연급 역할로 밀려나는 부당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여자 주인공은 젊고 예뻐야 한다는 편견이 캐스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여자배우에겐 부당한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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