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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에서 SNS 스타견으로 ‘개무룩’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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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팔로어 14만5,000여명, 인스타그램 팔로어 11만명, 게시물당 좋아요 1만개는 기본인 사회관계형서비스(SNS)스타가 있다. 웬만한 연예인, 유명인의 인기를 능가하는 주인공은 바로 포메라니안 ‘달리(5세·암컷)’다.
팬들에게는 달리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언제 제주도로 여행을 갔는지, 오늘은 어떤 메뉴를 먹었는지 다 알고 있을 정도다. “소고기 먹으러 갈까?”라고 묻는 ‘달리 언니’이지은씨의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달리의 영상과 사진을 보며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달리에게 “생일을 축하해 달라”, “일이 힘든데 응원해 달라”고 글을 올리면 “멍”이라는 답글과 함께 예쁜 달리의 사진이 올라온다. 달리의 SNS에서 사람들은 함께 기뻐하고 위안도 얻는다.
이지은씨와 달리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달리는 오른쪽 앞발이 골절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주인에게 버림받고 오갈 데 없는 달리를 이씨가 발견해 입양했다. 이씨는 16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을 떠나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입양을 망설였지만 보자마자 뽀뽀를 해대는 달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공유하는 SNS에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는 걸 빼놓을 수 없다. 이씨도 비슷한 경우였다. 2014년 11월 페이스북에 김치전을 먹지 못하자 시무룩해진 달리의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개무룩(개+시무룩의 합성어)’강아지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면서 달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달리는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나고 매우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며 “혼자 보기 아까울 때가 많아 SNS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달리의 별명은 ‘골목대장’. 작고 예쁜 달리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개에게도 먼저 달려갈 정도로 용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달리가 말괄량이는 아니었다. 소심하고 눈치도 많이 봤지만 가족들의 사랑과 응원을 흠뻑 받은 덕분인지 이제 의사표현도 확실히 하게 됐고, 표정도 더욱 다양해졌다고 한다.
달리는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유기견들을 위한 희망이 되고 있다. 올해 초 이씨는 달리 입양 3주년을 기념해 달리를 모델로 한 달력을 판매, 수익금 일부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기부했다. 이후 반려동물 생일날이나 입양한 날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며 반려동물의 이름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반려인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달리의 이름은 이씨가 키우던 반려견의 이름인 ‘달구’에서 돌림자를 넣고, 다리는 아프지만 씩씩하고 힘차게 달리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이씨는 “많은 이들이 달리를 사랑하고 응원해주고 있어서 힘이 된다”며 “유기견, 장애견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꿔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영상편집=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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