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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3파전 “계파 청산” 한 목소리

입력
2016.05.02 04:40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과 함께 포부를 밝힌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과 함께 포부를 밝힌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정진석 “靑과 긴밀한 수평”

나경원 “긴장적 협력 유지”

유기준 “상호 보완에 방점”

당청관계 입장에선 온도차

20대 국회 집권여당을 진두지휘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중량감 있는 4선 후보들 간의 3파전 구도로 확정됐다. 나경원ㆍ정진석 당선자가 1일 김재경(4선)ㆍ김광림(3선) 당선자를 각각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선택해 잇따라 출마를 선언, 지난달 28일 출사표를 던진 유기준ㆍ이명수(3선) 조와 경쟁해 오는 3일 당선자 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김재경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덧셈 정치로 새누리당과 국회의 진정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말로, 정 후보는 오후 김광림 후보와 “협치와 혁신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일성으로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 후보는 나 후보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는 갈등이나 싸움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사회가 발전한다”며 일각에서 불 지피는 ‘원내대표 추대론’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세 후보 진영이 모두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정론관을 찾으면서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총선에 투영된 민심은 친박과 비박의 계파갈등에 대한 심판이라고 공통적으로 진단한 세 후보 진영은 당 쇄신의 최우선 과제로 ‘계파정치 청산’을 꼽았지만, 향후 풀어야 할 대(對)청와대 관계에 있어서는 온도차가 났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진석ㆍ김광림 조(이하 기호 순)는 ‘긴밀한 수평관계’, 비박계인 나경원ㆍ김재경 조는 ‘긴장적 협력’, 친박계 유기준ㆍ이명수 조는 ‘상호보완’에 방점을 찍었다.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 후보는 계파를 넘나드는 친밀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김종필 전 총재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선친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발탁된 인연이 있다. 또 20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무수석 시절 야당의 카운터 파트너였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당내 경제ㆍ재정통인 TK의 김광림 후보를 ‘십고초려’해 텃밭의 지지를 확신하는 눈치다. 하지만 19대 국회 때 원외에 있어 당내 사정을 잘 모를 수 있고, 계파색이 옅어 원내 지휘에 동력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비박계지만 나경원ㆍ김재경 조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계파 간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과 수도권이 향후 대선의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떠올라 이곳 민심을 보듬어야 한다는 여론은 나 후보에게 원군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나 후보를 밀어줄 수도권 당선자가 적은 것은 약점이다. 3선의 다른 정책위의장 후보와 달리 4선의 김 정책위의장 후보가 PK 표심을 얼마나 얻어올지 관건이다. 두 사람 모두 율사 출신으로 전문성이 겹친다.

본인 스스로 탈계파를 선언했지만 유기준 후보에겐 총선 참패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박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게다가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출마 자제를 요청하면서 “친박계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고 못박았고, 서청원 전 최고위원도 친박계 2선 후퇴론에 힘을 싣고 있어 당의 주류인 친박계가 전폭적으로 지지할지 알 수 없게 됐다. 대신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 후보가 청와대와의 깊은 교감을 살리면 박근혜정부의 임기 말을 유연하게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정진석 새누리당 당선자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정진석 새누리당 당선자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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