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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살인범이 시신 훼손하는 심리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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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계획없이 살해 후
혹시나 범행 들통날까
압박감에 사체 없애려 해”
물증이 전혀 없는 미제 살인사건의 유력한 단서는 사건 현장이나 사체에서 포착되기 마련이다. 특히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하는 토막 살인의 경우 피해자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범인일 확률이 더 높다고 수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나면 빨리 붙잡힐까 두려워 사체를 훼손, 신원 확인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안산 대부도 토막 살인사건’ 피의자인 조성호(30)의 범행 대상인 최모(40)씨도 같은 집에 살던 지인이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시흥 시화호 토막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하일(48), 2014년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 피의자 박춘풍(57)도 마찬가지. 이들은 각각 아내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사체를 토막 내 버렸다. 물론 토막 살인범 중에는 2012년 수원의 오원춘(46)처럼 처음 본 2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 후 토막 낸 경우도 있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15일 “토막 살인범들은 평소 불만을 가져온 대상을 치밀한 계획 없이 일단 살해하고 난 뒤 곧이어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의 실체인 사체를 눈 앞에서 없애야 한다는 압박으로 사체를 훼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인의 심리 불안 정도에 따라 사체 훼손 선택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체를 그냥 버리는 살인범과 달리 검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심리 부담을 힘들어하는 성격의 범인들이 주로 시신을 훼손해 부피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한다”고 분석했다.
포항 토막 살인사건 수사를 맡은 형사들도 범인이 피해자와 잘 아는 사이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명호 경북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 수사관은 “잔인한 사이코패스의 소행이라기 보다는, 피해자 시신을 쉽게 옮기기 위해 사체를 절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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