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김성민, 5명에 장기기증… 새 삶 주고 떠난 별

[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배우 김성민이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을 통해 43세의 생을 마감했다.

김성민은 26일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콩팥, 간장, 각막 등의 장기를 5명의 환자에게 기증했다. 김성민이 입원한 서울 서초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김성민의 뇌사와 장기기증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성민의 응급 심폐소생술을 집도한 임지용 응급의학과 교수는 "김성민이 24일 오전 2시 24분 심장이 정지한 상태로 도착해 이송시간을 포함, 총 38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이후 저체온치료 요법을 시행했으나 차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임 교수에 따르면 김성민은 치료 후 자발 호흡이 없었으며 활력 징후가 불안정했다. 이후 보호자 측에 뇌사 가능성을 설명하고 25일 뇌사판정위원회에 뇌사 판정을 의뢰했다.

이어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김성민의 뇌로 가는 혈류와 뇌파가 소실된 상태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뇌간 기능이 정지된 것을 두 차례 확인했다. 26일 오전 8시 45분 최종 뇌사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성민의 가족들은 뇌사 판정에 장기를 기증하는데 동의했다. 김성민이 생전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평소 밝혀왔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임종을 결정했다. 장기 적출술은 이날 오후 6시께 진행됐다. 당초 김성민 가족은 모든 장기 이식을 원했지만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손상돼 3개의 장기만 이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교수는 "가족이 장기 기증을 동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성민 가족이 평소 환자의 의지에 따라 단 이틀 만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성민은 1995년 데뷔, 촉망받는 배우로 인정받았지만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의 필로폰 투약 혐의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3년 4세 연상의 아내와 결혼하며 재기하는 듯 했지만 마약에 거푸 손을 대며 구속됐다 1월 출소했다. 지난 24일 아내와 부부싸움 뒤 극단적인 선택으로 의식 불명에 빠진 뒤 이틀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성민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되고, 발인은 28일이다. 한국스포츠경제DB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