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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입고 피고인석 앉은 '스타 검사'

입력
2016.07.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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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수감번호(723)가 달린 하늘색 반팔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서 후배 검사들을 마주했다. 그는 ‘특수통’ 칼잡이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날 법정에 출석해서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어떤 주장도 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도형) 심리로 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홍 변호사는 재판진행 절차에 관한 의견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일어서서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에 앉았다. 그의 변호인은 “기록이 7,000쪽 정도여서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혀 재판은 별다른 공방 없이 마무리됐다. 홍 변호사는 조세범처벌법 등 자신의 혐의에 관한 법리 적용을 놓고 재판장과 검사가 얘기할 때는 펜을 들고 메모하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선 동양그룹 사기성 기업어음(CP) 피해 여성 2명이 “재판장님, 전관의 ‘몰래 변론’도 파헤쳐 주세요. 몇 년째 고통 받고 있어요”라며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홍 변호사가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수사에서 몰래 변론으로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을 8월 10일로 잡으면서, 홍 변호사 측에 증거에 대한 동의 여부를 밝히고 의견서 등을 내라고 명령했다.

홍 변호사는 2015년 8월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정운호(51ㆍ수감 중)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등의 청탁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을 떠난 직후 변호사로 개업한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 등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정 대표 측으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홍 변호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변호사 수임료를 축소 신고하는 식으로 수임료 35억원을 누락해 15억원 가량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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