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뒤끝뉴스] ‘광복절 데이트’ 나눈 김종인과 이재명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30년만의 ‘영화관 데이트’에 나섰습니다.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영화 ‘덕혜옹주’를 관람한 건데요, 이 자리에 초대받은 불청객(?)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왼쪽엔 김미경 교수, 오른쪽엔 이재명 시장과 나란히 앉아 ‘찰떡 케미스트리(조합ㆍ화합)’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영화관람 후 김 대표는 이 시장과 함께한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의미는 없다. (기자들이) 궁금해 할까 봐 오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 역시 “그제 (김 대표가) 전화를 하셔서 그냥 영화나 보자고 하셨는데 이렇게 크게 확대 해석될 줄은 몰랐다”고 과도한 의미부여를 경계했는데요. 그러나 김 대표가 더민주 소속 기초단체장으로 잠재적 대선 주자로 평가 받는 ‘이재명 띄우기’에 나선 것 만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영화관람 후 근처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긴 김 대표는 “이 시장은 시기적절하게 리스크 테이킹(위기 관리)을 잘한다”며 연신 이 시장을 향해 덕담을 건넸습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6월 이 시장이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지방 재정 개편에 반대해 단식 투쟁을 한 것을 언급하며 그의 건강을 살뜰히 살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시장의 지도자로서 자질을 기자들이 묻자 옆에 있던 김미경 교수가 대신 “오늘 (함께)온 것 보면 눈치 못 채겠나”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죠. 이날 영화관람에는 이 시장뿐 아니라 같은 당 박경미 전현희 진선미 의원과 박용진 비서실장도 동행했는데, 모두 김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초청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김 대표의 ‘이재명 챙기기’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총선에서 발표한 대국민성명에서도 김 대표는 “우리에게는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안희정 지사, 김부겸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 등 내로라하는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시장의 단식 때에도 김 대표가 직접 광화문을 찾아가 이를 중단할 것을 설득하기도 했죠.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최근 이 시장이 당권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할 때도 김 대표가 측근을 보내 의중을 물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소 사석에서도 자주 이 시장을 칭찬하거나 ‘잘 맞는다’고 이야기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여기에는 스스로 ‘대선 플랫폼’을 천명한 김 대표의 내년 대선국면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숨어있습니다. 김 대표는 앞서 “내가 한번 플랫폼을 만들고 (대선주자들에게)대선행 티켓을 끊어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이 시장을 차기 대선주자로서 낙점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시장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된다면 내년 대권도전에 나서겠다”면서 “불감청고소원(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는 바다) 김 대표에게 많은 가르침과 영감을 받고 싶다”고 전하며 이에 호응했습니다.
김 대표는 지금 자신을 당에 불러온 문재인 전 대표와 총선 이후 ‘냉각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후 이 시장을 포함해 김부겸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등 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과의 접점을 늘려왔습니다. 당 관계자는 “대선주자들의 ‘면접심사’를 보던 김 대표가 이 시장에게 제일 높은 점수를 준 모양새”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장 역시 SNS상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나 당의 또 다른 잠재적 대선 후보인 문 전 대표나 안 지사와 지지층이 겹치는데다 또 지자체장이라 여의도 정치와는 연이 약하다는 약점을 극복하는데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 대표의 도움이 필요하죠.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전망입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