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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우병우 이슈’ 쏙 빼… 정진석 "현안만 논의해 좋았다"

입력
2016.08.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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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두고 각각 침묵과 공개 사퇴 주장으로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새누리당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두고 각각 침묵과 공개 사퇴 주장으로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李, 사퇴론 확산에도 침묵 일관

鄭, 반어적 화법으로 불만 표시

의총선 친박·비박계 의견 충돌

취임 2주째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나서서 “원내지도부의 의견”이라며 사퇴론을 적극 주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연일 ‘파격 행보’를 잇고 있는 이 대표는 22일엔 최고위원회의를 오전 일찍 소집했다. 최고위는 보통 오전 9시에 열리지만, 이날은 오전 7시30분으로 무려 1시간 30분 앞당겼다. 앞서 이 대표가 공언한대로 회의는 모두발언 없이 바로 비공개로 전환돼 죽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토론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계속된 회의에선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우 수석의 거취 등의 현안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41개 정책현안이 회의 탁자에 올라와, 우 수석 문제는 얘기할 틈이 없었다”며 “그런 분위기에서 (토론하자고) 싸울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 뒤에 소집된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서는 길에 기자들이 우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잇따라 질문했지만, 이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페이스북에 ‘우병우 사퇴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최고위에서 우씨 성을 가진 사람의 얘기는 전혀 안 나왔다”며 “정책과 민생 현안을 밀도 있게 토론하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걸려 있는 우 수석 문제에 암묵적으로 침묵을 압박하는 이 대표를 겨냥한 반어적 화법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당선 일성으로 “지금부터 새누리당의 잣대는 국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조차 일부 강성 친박 의원들을 제외하고 사퇴론이 확산되는데도 이 대표는 우 수석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이 대표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당일인 18일에도 내내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다음날이 돼서야 우 수석 논란과 함께 이 특별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까지 싸잡아 “(두 사안 모두)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 수석이 사정당국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의 자리를 유지하고 검찰 수사를 받는 게 적절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의원 총회에선 친박계 정종섭 의원이 “우 수석에 대해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에 그친 이유, 특별감찰관법이 정한 감찰 대상에 맞는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이 특별감찰관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당내 다수 의원들의 입장은 (우 수석의 사퇴 쪽으로) 명확한 것 아니냐”며 “지엽적인 이 특별감찰관의 기밀 누설 논란으로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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