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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건축물 높이를 올려야 강진에도 안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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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경주 도심 고도제한 36m로 완화해야”
문화재청 “현실성 떨어진다”며 부정적 반응
지난 12일 저녁 경주 5.8 지진의 여파로 경북 경주시 성건동 보우주택 아파트의 눈썹 지붕기와가 떨어지면서 주차 차량 12대를 덮쳤다. 이 아파트는 37년 전인 1979년부터 1983년 사이에 준공된 4층 높이의 16동 268세대로, 천년고도 경주의 미관을 위해 옥상 외부에 설치한 눈썹 모양의 기와 지붕이 화근이 됐다. 1992년 준공된 7층 높이의 경주시 성동동 장미동산타워에서도 상가건물의 기와가 떨어졌다. 보우아파트 관계자는 “낡고 오래된 아파트 재건축을 하려 해도 고도제한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까지 덮치니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유례없는 강진 발생 후 경주 지역 최대 민원인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를 재추진, 문화재청의 대응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주민 안전과 재산권 보장을 위해 고도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경북도, 경주시의 주장과 역사경관 보존을 위해 건축물 높이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문화재청의 주장이 또 격돌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는 역사경관 보존을 위해 1975년부터 도시관리계획으로 ‘최고고도지구’를 지정, 도심의 건축물 높이를 7∼25m로 제한했다. 특히 이 지구 안에는 3∼9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19개 지구에 1,950세대나 있는데다 재건축 대상은 15개 지구나 되면서 고도제한 요구는 단골 민원이 되고 있다. 경북도는 2010년 도시계획 재정비 때 경주시의 고도제한 높이를 36m로 하는 최고고도지구 완화를 추진했으나 문화재청이 이를 거부, 부결됐다.
그 후에도 고도제한 완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보우아파트의 경우 2013년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 20∼25m인 고도제한을 48m로 완화해달라고 건의했고 경주시가 이를 36m로 낮춰 건의했으나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아파트 주민은 “건물이 낡고 오래돼 재건축을 추진해도 높이 25m 아파트로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고도제한에 묶여 있는 경주 도심은 사유재산권 침해의 여파로 슬럼화된 곳도 많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주 도심에는 형산강과 북천을 끼고 192세대의 성건 주공아파트, 117세대의 주공 연립아파트, 36세대의 흥무 빌라, 212세대의 북부상가 등 공동주택이 19개 1,950세대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20일 문화재청을 방문, ‘최고고도지구 변경’을 건의했으나 “경주 도심 전체의 최고고도지구 완화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고, 구체적인 계획안에 대해서도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서 검토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
경북도 김정수 도시계획담당은 “장기간 고도제한으로 사유재산권 행사를 막아왔고, 노후된 건축물을 재건축하려 해도 사업성이 없어 불가능하다”며 “지진 피해가 발생해도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막아놓은 고도제한 규정은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우아파트 고도제한 완화 건도 부결됐는데, 최고고도지구를 통틀어 완화해달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해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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