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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장-정진석 조우…"법대로 하자" 여전히 '강 대 강'

입력
2016.10.01 15:21

정의장, "새누리 국감 복귀 안하면 3일 호주 출국 않겠다"

정진석 "국회의장 중립성 문제…'정세균 방지법' 발의하겠다"

朴대통령, 정의장과 악수안해…정진석에 "많이 힘드시겠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계룡대에서 열린 제 68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하며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계룡대에서 열린 제 68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하며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파행 엿새째를 맞은 1일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조우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법대로 하자"며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국회 정상화 해법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

정 의장과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한 데 이어 경축연에서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24일 정 의장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의 사전 의사일정 협의 없이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 야당 단독 처리케 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이래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건배사가 끝난 뒤 스탠딩 형식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던 중에 정 의장과 눈이 마주친 정 원내대표가 먼저 "많이 드시라"고 '뼈 있는' 인사를 건넸고, 이에 정 의장이 가벼운 미소를 띤 채 다가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야당 수장들도 동참, 상당 시간 대화가 이어졌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해임건의안 처리를 전후해서 의장께서 보인 태도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돼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뗀 뒤 "1차적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하고, 또 이 사태를 수습할 책임도 의장한테 있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자신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한 것을 거론하며 "나는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고,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 법적으로 하자"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 의장은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 순방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일 믹타(MIKTA) 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면서 "야당 대표들한테 우리가 이제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하고 확립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정 의장은 "그건 여야간에 논의할 문제"라며 "여야 간에 논의를 해서 결론을 내면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이 "차기 의장이 어떤 당에서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중립성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 법제화를 할 필요가 있겠다"며 법개정 관련 동조의 뜻을 밝혔지만, 추 대표나 우 원내대표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며 작금의 국회 마비 사태를 거론하는 듯한 짤막한 인사말를 건넸고, 이에 정 원내대표는 "송구하다. 잘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도 "TV에서 잘 보고 있다"고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지만, 더민주 지도부와는 별다른 인사가 오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유독 정 의장과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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