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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 신곡 푸틴 비하 논란

입력
2016.10.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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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윌리엄스 '파티 라이크 어 러시안' 뮤직비디오 장면.
로비 윌리엄스 '파티 라이크 어 러시안' 뮤직비디오 장면.

영국 그룹 테이크댓 출신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42)가 러시아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이 드러나는 신곡을 발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9월 30일 발표한 신곡 ‘파티 라이크 어 러시안(러시아인처럼 파티를 즐기라)’의 뮤직비디오 속에서 윌리엄스는 발레리나들에 둘러싸인 채 자수 장식이 된 제정 러시아풍 의상을 입고 씀씀이가 헤픈 부유층 남성을 연기했다. 배경 선율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장 유명한 ‘기사들의 춤’을 편곡했다.

논란의 중심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풍자하는 듯한 노랫말이다. “온 나라에서 돈을 끌어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 우주정거장을 짓지. 반박 못 해 논쟁 못 해, 나는 현대의 라스푸틴”이라는 구절은 현재 러시아 특권층인 올리가르히를 제정 러시아 말기 사치스런 생활로 풍자하고 당시 악명 높았던 권력자 그리고리 라스푸틴에 빗댄 것이지만,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푸틴’이라는 발음이 반복되는 것은 의도적 장치라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풍자한 음악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영TV 채널 베스티는 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특집 기사까지 편성해 “추억 속에 사라져 가는 한물간” 가수가 인기를 되돌리려 러시아를 주제로 삼았다고 비난했다. 타블로이드 신문 ‘라이프’는 “전문가 패널”을 인용해 윌리엄스가 더 이상 러시아에서 공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같은 음악을 러시아인이 발표했다면 비판적 거친 유머로 평가 받을 수도 있지만, 윌리엄스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인종주의적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윌리엄스는 ‘더 선’의 보도에 대해 “이 노래는 푸틴 씨에 대한 노래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러시아인들이 놀라울 정도로 파티를 잘 즐긴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윌리엄스의 신곡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980년대 러시아 팝스타 유리 로자는 “세심하게 만들어진 곡”이라며 “영상 속 파티도 올리가르히가 아닌 중류층 간부 수준의 파티”라고 살짝 비꼬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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