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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사 합의, 총파업에 긍정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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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최초로
성과연봉제 도입 내년까지 보류
“갈등 해결에 실마리를 준 합의”
정부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합의 이끌어내도 미봉책 시각도
서울대병원 노사가 내년 말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보류하기로 합의하면서 전국공공운수노조 총파업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공공운수노조 소속 14개 노조 조합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중앙정부 산하 기관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은 대체로 이번 노사 합의를 노정 갈등 해결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는 서울대병원과 달리 공기업ㆍ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 철도 노조 등은 중앙정부의 압박이 심해 사태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16일 공공운수노조는 서울대병원 노사 합의에 대해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이뤄진 첫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와 시기를 노사 자율 교섭으로 결정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이번 파업에 노사 합의보다 중앙정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행정자치부는 다음날 “성과중심 문화 확산에 있어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만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며 “연내 미도입 기관에 대한 총 인건비 동결과 경영평가 감점 등 페널티를 지속적으로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정부가 ‘노사정 자율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으로, 노조 내부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산하 사업장의 노사 합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교육부 산하 기관인 서울대병원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보류하는데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더라도, 단일노사간 자율합의로 사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실마리를 준 합의”라며 “최소한 국립대병원의 경우에는 비슷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번 합의 역시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도 기관장 임기 만료 후 다시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중앙부처별로 노조 압박 강도에 차이가 난다”며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성과연봉제 도입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노사 합의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총파업의 핵심 축인 철도노조 파업은 4주차로 접어들면서 역대 최장 기록(2013년 23일)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철도파업 장기화에 따라 연대기금 마련을 위한 채권발행 등 재정대책을 세워둔 상태다. 지난달 30일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임단협) 재개를 요청하며 파업을 잠정 중단한 부산지하철노조는 21일 파업 대오에 다시 합류할 예정이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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