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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논란' 박범신 "다정함 표현… 불쾌했다면 내 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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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시작된 문단의 성폭력 고발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박진성 시인에 이어 원로 작가 박범신에 대해서도 성추행 및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다.
2014년 4월 한 출판사 편집자로 있던 A씨는 당시 박 작가의 수필집 출간 즈음에 이뤄진 술자리에 대해 20일 트위터를 통해 폭로했다. A에 따르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출판사 편집장과 대리, A씨, 막내 편집자, 박 작가의 팬 2명,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탄 SBS 토크쇼의 방송작가 1명으로, 작가를 포함해 모두 8명이었다.
박 작가는 그 자리의 유일한 남성이었다. A씨에 따르면 박 작가는 “방송작가를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허리”를 주무르는 등 성적 접촉을 했으며 2명의 여성팬에게도 마찬가지로 “쉴새 없이 술을 따라달라고 하고 몸을 만졌다.” 박 작가는 자신의 소설 ‘은교’에 등장하는 여고생 은교의 이름을 따서 중년 여성팬에겐 “늙은 은교” A씨에겐 “젊은 은교”라고 부르고, 체격이 왜소한 편집장에겐 “약병아리다. 먹지도 못하겠다”는 성적인 농담을 건넸지만 “권력 관계 탓에” 그 자리의 누구도 이의는 고사하고 불편한 기색도 내비치지 못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박 작가가 지금껏 자신과 일한 여성 편집자 중 모종의 관계가 없었던 이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원래 남자 작가랑 여자 편집자는 그런 관계”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어 “너무 유명한 작가고 나는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어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며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내가 그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B씨의 고발도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출판사의 편집자로 있던 B씨도 트위터 글에서 당시 신간을 출간한 한 작가의 출간기념회식에 참석했고 거기서 박 작가를 처음 만났다고 전했다. B씨에 따르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이 B씨에게 “박 작가님이 6개월 만에 20대를 봐서 지금 기분이 좋으시다. 가까이 와서 앉으라”고 말했고, B씨는 박 작가의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야 했다.
B씨는 “박 작가는 취미 삼아 여고생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몇 시간이고 여고생들을 관찰한다고 했다”면서 “교복과 허벅지 등에 대해 신체적인 감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 자리에는 여성이지만 음담패설이 심한 분도 계셨다”며 “그 여성이 ‘분위기 너무 좋아서 젖었다’고 외치고, 그러면 박 작가가 ‘그래? 그럼 꽂아야지’라며 즐거워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B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금은 회사를 나온 상태고 출판계를 떠나 아르바이트 중”이라며 “여러 곳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들이 조금이라도 더 해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범신 작가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민망하고 난처한 심정”이라며 “(술자리에서의 행동이) 내 다정함의 표현이었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불쾌함이 되었다면 그것은 내 불찰이며 자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팩트를 가지고 다투고 싶지는 않다”며 “그런 일이 있었냐 없었냐를 따지기 보다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 받았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발자와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오늘 행사가 있어 따로 연락을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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