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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차범근 차 ‘G바겐’ 카쇼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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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엠파크 허브에서 열린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드라이브 카쇼’에선 단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차가 한 대 있었다. 수많은 국가들의 국기는 물론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같은 세계적 명소와 관련된 스티커로 도배된 랜드로버의 2007년식 디스커버리3가 주인공이다. 이 차는 세계일주를 마치고 막 귀환한 ‘특별한 차’였다.
차주 조용필(56)씨는 아내와 대학생인 막내아들을 이 차에 태우고 지난해 4월 19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무려 15개월간 세계를 누볐다. 거쳐간 국가는 카자흐스탄부터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등 50여 개국이고, 주행거리는 총 9만㎞에 이른다. 조씨는 몽골 고비사막이나 안데스 산맥 같은 험지를 통과하기 위해 연료분사기 등 부속품들을 아예 차에 싣고 다녔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꿈꾼 세계여행을 40년 만에 실현하기 위해 2013년 랜드로버 동호회의 한 회원에게 이 차를 구입했다”며 “한국 국적의 차로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경을 넘은 것은 아마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초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30년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시절 탔던 G바겐(GE230)을 복원하는 이벤트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복원된 G바겐은 차씨의 손때가 묻지 않은 동일모델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 카쇼에서는 차 전 감독이 탔던 진짜 G바겐이 등장했다.
차 전 감독이 1990년 국내에 들여온 G바겐을 행사장까지 끌고 온 이는 박종민(25)씨다. 박씨는 차량 소유자들의 이력이 기록된 자동차등록원부까지 챙겨왔다. 서울 성북구청에서 발급한 등록원부에는 90년 차 전 감독이 수입차로 신규등록 한 뒤 96년말까지 소유한 것으로 적혀 있다. 박씨는 “5년 전 아버지가 중고차 매장에서 구입했는데, 나중에 차 전 감독이 탔다는 소문을 듣고 원부를 떼어 보니 놀랍게도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G바겐은 운전석에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기어 외에 별도의 사륜구동 기어가 달려 있는 구형 모델이다. 내부도 원형 그대로라 낡았고 외부 접합 부위 등에도 녹이 좀 슬었지만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박씨는 “차 전 감독 팬인 아버지가 워낙 아끼시는 차라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날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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