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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朴 대통령, 블랙홀 필요한 상황 아닌가 싶다”

입력
2016.10.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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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발 개헌론에 선 긋기

“제안 취지 신중히 살필 것”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연구실을 살펴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연구실을 살펴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개헌론 추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갑자기 개헌을 말씀하시니까 이제 거꾸로 무슨 블랙홀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인가 하는 의아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 대통령이 그 동안 개헌이 블랙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임기 말에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말씀해 오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 등 정권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내 든 개헌 카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개헌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답변 드리는 것보다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취지와 이런 것들을 좀 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7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의 개헌론에 대해 원론적인 공감을 표하고, “필요하다면 정정당당하게 다음 대선 때 공약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은 뒤 차기 정부 초반에 추진하는 게 정당한 절차”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만약 청와대가 개헌 추진에 나서면 그 순간 순수성이 무너진다. 대선 이후 권력을 연장하기 위한 정략적 개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 바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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