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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붕괴… 사과로 끝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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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박 대통령 검찰에 고발
“하야” “탄핵” 주장도 거세게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국정에 개입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자 여론은 순식간에 비판 목소리로 들끓었다. 박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1~5위를 ‘탄핵’ ‘하야’ 등 단어가 싹쓸이 하는 등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격앙된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애매한 사과는 최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직장인 김모(53ㆍ여)씨는 “다른 나라였다면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핵폭탄급 사안인데 대통령의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개인이 국가 대소사를 좌지우지하려 한 국정농단에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대통령직을 내놔야 한다”고 성토했다. 주부 이모(36)씨도 “세월호 참사나 백남기씨 사망에도 사과를 않던 대통령이 직접 나선 걸 보니 심각성을 인지하긴 한 것 같다”면서도 “국민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려는 게 아니라 본인의 잘못을 수습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날을 세웠다.
시민ㆍ사회단체들도 박 대통령의 사과가 의혹 해소에 불충분하다며 특별검사 도입 등 진상 규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알맹이 없는 변명 외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며 “국회는 당장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이날 대통령 연설문을 실제 연설할 날짜보다 수일 미리 유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 대통령과 보좌진 등 6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포털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게시판 역시 비난 일색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다음 아이디 잠***는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않아 모르나 본데 송구하다는 말로 책임을 피해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박모씨는 “미쳐도 진짜 미친 정부. 인정이 아니라 책임을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극단적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직장인 윤모(25ㆍ여)씨는 “국민 손으로 뽑지도 않은 일개 범부가 국정 운영에 참여했다는 건 민주주의 붕괴나 다름없다”며 “대통령 자신부터 비리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 스스로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al***는 “하야도 너무 명예롭다. 탄핵으로 가 반드시 사법 처리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파급력에 밀려 정권 차원의 다른 비리가 묻혀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영업자 신모(54)씨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는다”며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탄핵 사태 때 여론이 양분되며 국가 전체를 혼란으로 몰고 간 경험이 있던 탓에 법조 비리 등 다른 중요 이슈들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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