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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말고 아무도 몰라"... 靑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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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일부 측근들에 의존
참모들, 최씨 정보 파악 못해
각종 의혹에 무대응으로 일관
최순실(60)씨의 국정 개입 논란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비서관)’ 등 일부 측근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청와대의 속살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와 최씨의 역할 등 결정적인 사실들은 청와대 안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 때문에 청와대의 대응이 매번 느렸고, 거짓말 해명 논란까지 초래했다. 청와대는 그간 최씨 관련 의혹들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면서 사실 관계 확인을 하지 않았다. (▶ '문고리 권력 3인방' 실체는?)
24일 밤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자료가 최씨에게 유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도, 청와대는 20시간 동안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는 ‘의도된 무대응’일 수 있지만 ‘불가피한 침묵’이라는 게 진실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여권 한 인사는 “대다수 청와대 참모들이 의혹의 사실 여부를 즉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박 대통령과 비서관 3인방이 아니면 아무도 제대로 확인해줄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상당수 청와대 관계자들은 “근거는 없지만 최씨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없고, 사실이어서도 안 된다”고 답답해 했을 뿐이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20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들을 손 봤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이 실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진짜 사실 관계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 정권 들어 반복된 ‘실권 없는 비서실장’ 논란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간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최씨 같은 사람과 밀접한 관계일 리 없다”고 부인해 온 참모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대통령 연설을 담당하는 청와대 연설비서관실조차 최씨에게 연설문들이 넘겨졌다는 사실을 24일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업무에 대해 어딘가에서 결정이 내려오는 일이 자주 있다”, “비서관 3인방을 통하지 않고는 일이 되지 않는다” 등 그간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말들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 문고리 3인방 vs 박지만 인맥 '권력암투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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