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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또 지진 난 대전, “핵연료 문제없나 ” 불안 가중

입력
2016.11.28 15:12
대전 5개 자치구 공동 주최로 25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원자력 안전 시민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해당사자인 시민들의 감시 참여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유성구 제공
대전 5개 자치구 공동 주최로 25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원자력 안전 시민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해당사자인 시민들의 감시 참여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지역에서 10년만에 다시 지진이 발생하며 사용 후 핵연료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6시 53분 대전 유성구 남서쪽 3㎞ 지점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곳은 10년전 지진이 발생했던 지점과 인접한 곳이다.

유성구 주민들과 대전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관계자들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는 핵 재처리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연구 사업에 책정된 989억원의 예산이 본회의에서 심사될 예정인데 통과를 막아야 한다”며 “해당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3만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주민 불안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전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이 원자력 연구원으로부터 1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원자력 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핵재처리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반드시 국민적 합의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원자력 등 지진에 대비한 대전형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관련부서에 주문했다. 권 시장은 이날 주간업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지진은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10년 전 지진이 발생했던 지점과 인접한 곳이어서 세심한 대책이 요구된다”며 “지금까지 수집한 지진관련 정보를 분석해 종합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권 시장은 “진앙지로부터 반경 10㎞ 안에 각종 원자력 시설이 밀집해 안전체계에 각별한 관심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최근 원자력 안전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유관기관과 협력해 안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5개 자치구가 공동으로 지난 25일 개최한 ‘원자력 안전 시민 대토론회’에서도 시민들은 높아가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한 군자 아유미 후쿠시마 지원ㆍ사람 문화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원전은 쓰나미에 의한 것이 아니고 지진의 영향으로 전원이 꺼지면서 일어난 인재”라며 “원전은 사람이 조작하는 이상 절대적인 안전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사회적 유대망과 관계망을 붕괴시키며 현재도 진행중으로, 원전 문제에 있어서는 시민의 연대, 주민의 의식개혁이 중요하다”고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핵시설 안전을 위한 주민감시 사례’를 발표한 이정윤씨도 “핵시설 사고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무한책임자는 지역 주민이지만 국가 사무에 따라 무한 양보와 협조의 의무만 있다”며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독립적인 입장으로 감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주민감시 참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원자력안전연구원에는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1회에 걸쳐 고리 등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사용 후 핵연료봉과 손상 핵연료 등 1,699개의 핵연료가 반입, 보관되고 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27일 이른 아침 대전 유성 남서쪽 3km 지점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홈페이지 발췌
27일 이른 아침 대전 유성 남서쪽 3km 지점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홈페이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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