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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디자인의 생명은 최적의 비율, 그리고 간결한 아름다움”

입력
2016.12.19 15:42

자꾸 무언가를 덧붙이지 마라

인테리어 디자인 제대로 배워라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감성 품어야

3일 열린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6’에서 관객과의 시간을 갖고 있는 이안 칼럼.
3일 열린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6’에서 관객과의 시간을 갖고 있는 이안 칼럼.

●재규어의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62)은 1999년 입사 당시 “할아버지들이나 타던 차”였던 재규어를 젊은 여성들도 좋아하는 차로 바꾸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의 노력은 스포츠 세단과 SUV까지 이어지며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차’로 재규어를 재정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방한한 이안 칼럼이 3일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6’에서 밝힌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철학과 디자이너들에게 전하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봤다.

자동차가 멋져 보이는 첫 번째 요소는 바로 ‘비율’이다. 패키징과 기술적 요소는 비율 세팅 이후의 얘기다. 오버행을 제대로 맞추고 휠 위치를 잡고 트렁크는 1~2mm 단위로 쪼개며 봐야 한다. 나는 항상 우리 팀원에게 말한다. “포지션을 하루에 1mm씩 바꿔보면서 최적의 비율을 찾으라”고.

자동차 비율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미지.
자동차 비율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미지.

디자이너는 언제나 세밀하게 일해야 한다. 모든 요소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마라. 요즘 분위기를 보면 자동차의 표면을 복잡하게 만드는 게 유행처럼 되어버렸다. 재규어는 언제나 순수하고 깨끗한 표면을 지향한다.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를 예로 들어 볼까? 크림색 가죽으로 덮은 실내를 보라. 할아버지가 “너무 예쁘지?”라고 말하는 그 느낌! 한 세대가 지나도 충분히 아름다울 거라 확신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무엇인가를 불필요하게 덧붙이지 마라. 깨끗한 선이 가장 중요하며 순수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안 칼럼이 청중들에게 최신 디자인의 경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이안 칼럼이 청중들에게 최신 디자인의 경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프로필과 스포티함을 유지해야 한다. 재규어의 자랑 E타입의 라인은 무척 자연스럽다. 최근 디자인 작품인 F-타입이나 XF 또한 마찬가지다. 세단이지만 언제나 스포티한 느낌! 그건 재규어의 강점이다.

인테리어 역시 무척 중요하다. 당신이 자동차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고자 한다면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라.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분야다. 라인, 커넥티비티, 차 안에서 보내는 많은 시간을 유념하라. 인테리어를 제대로 배우고 나서 어떤 기술이 들어가는지, 외부적인 요소를 어떻게 가져올 수 있는지를 연구하라. 더불어 소재에 대한 공부를 해놓는 것이 좋다. 재규어의 강점은 고급스러운 소재를 많이 쓴다는 것이니까.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만질 수 있는 클래식 재규어의 대시보드.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만질 수 있는 클래식 재규어의 대시보드.

1960년대 마크2를 보라. 대시보드 나무가 하나다. 나무 반쪽을 내 앞에 심었다. 다이얼과 스위치가 무척 많은데 그건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인테리어 요소로 본다면 무척 감성적인 세팅이다. 반면 아키텍처는 단순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느낌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디테일이 전부다. 어떤 느낌이고 재질인지, 표면의 질감은 어떤지가 중요하다.

디지털 세상이지만 인테리어는 아날로그 감성을 품어야 한다. 대형 터치 스크린만이 능사가 아니다. 재규어는 손으로 만질 수 있어야 한다. 시속 200km로 달릴 때 터치스크린을 만지며 운전할 수 있을까? 손으로 익숙해진 느낌 그대로 편하게, 직관적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는 디지털이지만 나는 감성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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