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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학생 위해 전 재산 내놓은 ‘기부 할머니’ 별세

입력
2017.05.29 16:01
학생들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은 '건대 기부 할머니' 이순덕 씨. 연합뉴스
학생들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은 '건대 기부 할머니' 이순덕 씨. 연합뉴스

평생 모은 재산 7억여원을 건국대에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29일 건국대에 따르면 2005년부터 7억원 상당을 기부한 이 할머니가 전날 오후 노환으로 숨졌다. 1961년부터 건국대 후문에서 담배가게를 했던 할머니는 2005년 “건국대 학생들에게 번 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면서 4억원 상당의 2층 건물을 학교에 기부했다. 이듬해 2006년에는 6ㆍ25전쟁 때 이별한 두 여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모아뒀던 2억원을, 2015년에는 건국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더 내놓았다.

황해도 연백 태생인 할머니는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소녀가장이 됐다. 홀로 서울에 정착한 후 통일이 되면 고향에 남겨둔 여동생을 만나겠다는 염원을 품고 삯바느질과 허드렛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파킨슨병과 폐렴으로 건강이 나빠진 할머니는 ‘이산상봉의 꿈’을 접는 대신 건국대 학생들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했다.

건국대는 할머니 이름을 딴 ‘이순덕 장학기금’을 운영하며 매년 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 2006년 건대 산학협동관 3층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붙이고 할머니 생전 모습을 새긴 동판을 걸었다. 당시 현판식에 참가한 할머니는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학생들에게 베풀고 가는 게 당연하다”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6시.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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