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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백남기 외인사 인정’ 서울대병원 “1년 가까이 국민께 심려 송구”

입력
2017.06.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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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씨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씨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학교병원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농민 고(故) 백남기씨가 사망한지 9개월 만에 사망 진단서 상 사망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했다.

서울대병원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의 사망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전날 수정했다고 밝혔다. 수정은 사망진단서를 직접 작성한 신경외과 전공의가 병원 의료윤리위원회의 수정권고를 받아들여 이루어졌다. 수정된 사망진단서는 유족측과 상의해 발급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연수 서울대 진료부원장과의 기자간담회 및 일문일답.

=(김연수 부원장) 오늘 아침 유족 찾아 뵙고 진심 어린 사과드렸다. 지난 1년 가까운 동안 국민 여러분에 심려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어제야 비로소 진단서가 수정되었지만 지난 1년 동안 서울대학병원이 고민과 번뇌 있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진단서 작성에 대한 법적 책임이 누구에 있는지 따지기 어려웠다. 의사 개인의 판단과 의사 집단의 판단이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고민해 이와 같이 발표 드린다.

진단서 수정 경위를 말씀 드린다. 작년 9월 중순 이후 진단서가 사회적 반대, 우리 병원은 지속적 논의. 위원회가 강제성 없어 어떤 제안을 하지 못하고 있음. 이에 대한 논의와 대책 수립 등을 지난 1월부터 해왔다. 뚜렷한 대안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유족 측에서 서울대병원에 사망진단서 수정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을 계기로 우리병원은 조직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의료소송 이후 개최되는) 병원윤리위원회를 열고, 일반적 의료소송 절차와 같이 검토를 실시했다.

문제 해결의 원칙은 두 가지다. 지난해 12월 중순 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과제로 생각했다. 우리사회 집단지성과 경험 반영할 수 있는 조직체, 위원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지난 1월말부터 다른 나라 사례들 참고하여 의사직업윤리위원회 설치를 고민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공의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공의는 지도교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에, 지도교수 영향력 받는 동안 진단서 본인 생각대로 작성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위원회 설치하고, 전공의에게 수정 권고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 모두 발언 마친다.

-법적 소송 휘말리면 그때마다 사망진단 원인 바꿀 것인가?

= 사실은 저희가 진단서 수정 등에 대해서 논의할만한 기구를 갖지 못해. 의료소송에 보면, 그거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반영한 기구가 의료윤리위원회였어. 의료윤리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논의할 수 있었다. 앞으로 사망진단서뿐 아니라 진단서가 현실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있으니 법의학교실 이승덕 교수가 잠시 뒤에 말할 것. 조금 전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서울대학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에 의해서 개인의 판단과 집단적 판단이 다를때 어떻게 조율할지 논의할 것.

-정권 바뀐 영향으로 사망진단서도 바꾼 건가?

=저희 작년에 진단서 문제된 이후 병원에서 특별조사위 설치해 논의. 병원이 가지고 있는 자세는 그때와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개인의 판단 존중하지만 진단서가 지침에 따라 다르게 작성돼서 권고 할 수 있지만 강제할 순 없다는 한계. 이런 논의 지속적으로 해온 결과가 6개월 가량 걸린 것이지 정치적 변화 때문에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동의한 것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달라.

- 유가족에게 사과 했나?

=오늘아침 유가족을 만나고 지난 1년간 많은 심려와 걱정이 있어 진심으로 사과 드렸다. 유족이 두 가지 감사 표시를 했다. 비록 늦긴 했지만 논의 걸쳐 사망진단서 수정한 것 평가했다. 결과는 물론 고인이 사망했지만 다양한 치료와 노력으로 300일 이상 생존함으로써 치료 행위와 노력에 대해선 감사 표시를 했다. 유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런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는 걸 여러분도 알아달라.

- 기간이 이렇게 지체된 이유가 뭔가, 법률적으로 검토한 내용은?

=작성자인 전공의에게 법적 책임이 있느냐를 검토했다. 교수와 전공의,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에서 현실적으로 전공의가 이걸 수정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 논의와 고민을 했다. 모든 사안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사건에 한해서는 해당 전공의가 한 명의 의사로서 면허를 가진 병사나 외인사냐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이 사람이 서명을 했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일차적 책임을 묻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

- 왜 서울대병원장의 공식 사과는 없는가.

= 제가 진료부원장이고 의료윤리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해 이러한 진단서가 정상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나온 것을 설명하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서 부원장인 내가 나온 것이라고 이해해달라.

-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와 만났을 때 백선하 교수가 끝내 윤리위원회 결정 안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 / 의사직업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제가 같이 갔었다. 백도라지씨 뵙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앞에 부원장이 말한 것 처럼 늦게라도 고쳐줘서 고맙다고 백도라지씨가 말하셨다. 이별 준비 300일도 고맙다고 했고, 꼭 전공의에게 착했고 고마웠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 내용이 전부다.

- 백선하 교수 수긍 안 했나?

=윤리위원회 권고 대상이 아니다. 여기 권고 대상은 전공의다. 백선하 교수가 받아드릴 것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중심에 있지 않다. 백선하 교수는 외인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뭐라 할 일은 아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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