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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자문료, 나도 놀랐다” 뜬금없는 송영무

입력
2017.06.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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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진국 만들려 자문”

野 “율촌이 자선단체냐” 지적

자문료 논란 중 방산업체 옹호도

“후배 장성들에 적극 권하고 싶다”

음주운전 전력 사과하면서도

“까마득하게 잊어…결과는 몰라”

사드 비준 필요 여부도 갈팡질팡

野, 임명철회ㆍ자진사퇴 촉구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10억원 상당의 고액 자문료와 음주운전 전력과 관련한 야당의 파상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 은폐 의혹에 대해 부인한 뒤 고액 자문료에 대해서는 “저도 깜짝 놀랐다”고 뜬금없는 대답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국회 비준을 두고서는 오락가락 답변을 내놨고 전역하는 후배 장성들에게 방산업체 취업을 장려한다는 황당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송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1991년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며 “26년 전에 젊었을 때 한 실수로, 대단히 잘못됐다.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송 후보자가) 당시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 (관련 서류를) 손으로 찢었다는 제보가 있다”며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1991년 음주운전 적발 넉 달 뒤 송 후보자가 또다시 음주운전을 해 적발됐다는 추가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동기생 박모씨가 운전했던 차에 동승했던 것”이라며 박씨가 증언에 나설 의향도 전달해왔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잘못된 제보임을 뒤늦게 인정했지만 추가적인 사건기록을 요구하며 여야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야당은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월 3,000만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은 사실도 집중 공략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저도 깜짝 놀랐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에서 (율촌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고, 거액 자문료 줬다니 율촌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는 답변과정에서 방산업체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거액의 자문료 논란 와중에 “후배 장성들이 (법무법인에) 간다면 적극 권해서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국방과 방산은 같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방산직원에 대해 경외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에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마치 방산업체 회장님이 와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드의 국회 비준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참 동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송 후보자는 전날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별도의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비준이) 필요있다, 없다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의원들이 계속해서 추궁하자 송 후보자는 뒤늦게 서면답변서 내용이 국방부의 정리된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국회 비준 동의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마지못해 “건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무성의하고 황당한 답변에 야당은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비리의혹 5관왕’인 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 자체가 국민모독·무시”라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김명연 한국당 대변인은 “여권에서조차 부적격 후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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