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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장악 의도” 반발 한국당, 국감 중단

입력
2017.10.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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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효성 방통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고성을 지르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효성 방통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고성을 지르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 움직임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국감 참여를 중단한 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보이콧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과천청사로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국감 일단 중단을 선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이 사안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1야당으로서 국감 중단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막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 긴급 의총을 소집해 (보이콧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지금 이 시간부터 각 상임위에 국감 중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국감 중단의) 원인 제공자는 외압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방통위원장에게 있다”며 “이 위원장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곧장 소속 의원들에게 ‘방문진 이사의 일방선임 강행 진행에 따른 향후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 비상 의총을 소집한다. 지금부터 진행중인 국감을 중단하고 긴급 비상의총에 전원 참석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앞서 정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 위원장을 만나 이날로 예정된 2명의 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에 항의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송법 등을 보면 보궐에 의해 뽑히는 후임 임원진은 전임 임원진의 잔여 기간을 따르도록 돼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당에서 추천한 사람이 승계를 하는 게 법 규정의 취지”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방통위의 행태가) 염치 없고 뻔뻔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 문건에 나온 대로 (정부여당이) 시나리오를 설정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효성 위원장은 “(정권교체로) 여야가 바뀌면 여당 추천 몫은 바뀐 여당에서 하고, 야당 추천 몫은 바뀐 야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렇게 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박대출 의원 등은 “이전 정부(적폐)를 청산하겠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원칙은 상속 받겠다는 것이냐”며 이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을 향해 “(정부ㆍ여당의) 앞잡이”, “꼭두각시”라는 표현을 쓰며 비하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도 발끈했다. “꼭두각시라고 말하는 것은 거북하다. 그냥 위원장이라고 부르면 안 되느냐”며 “꼭 꼭두각시라고 해야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정 원내대표가 “뭐가 거북하냐. 우리가 볼 때는 꼭두각시”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설전이 오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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