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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성매매인가, 자원봉사인가…장애인 ‘성 도우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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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27)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장애인 성 도우미 카페 근황’이란 게시글을 보고 의심부터 들었다. 비장애인 남성이 장애 여성의 성 욕구 해소를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불순한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이 게시물에 덧붙인 ‘여성의 외모는 상관없으며 성욕을 해소하고 싶은 여성은 쪽지를 달라’는 내용도 응큼한 속셈으로 여겨졌다. 이모씨는 “비장애인 남성이 자원봉사를 빙자해 자신의 성욕을 해소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씁쓸해 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에 대해선 “(금전적인 거래 없이 상호 자발적인 관계라면)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며 긍정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장애인들의 ‘성 도우미’에 대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자칫 성 도우미로 포장된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의지가 반영된 경우라면 문제될 게 없다는 긍정적인 입장 또한 적지 않아서다.
16일 주요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수 십여개의 장애인 성 도우미 관련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선 장애인들의 성 도우미 자원봉사자로 나서겠다는 비장애인들과 성 도우미를 찾는다는 장애인들을 합쳐 2,000여명의 회원을 둔 곳도 있다. 이 카페에서 성 도우미로 나서겠다는 비장애인들은 자신의 연령과 거주지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장애인 성 도우미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들은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장애인들의 성 도우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선 범죄와의 연관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에서 장애인 간병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는 김모(30)씨는 “성 도우미들이 처음에는 대가를 바라지 않다가 나중에 시간당 얼마를 요구하는 경우도 봤다”면서 “유사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애초에 이런 행위들은 막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신체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의 한 장애인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조모(27)씨는 “스스로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는 일부 장애인들이 이런 카페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돈을 주고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성 도우미 자원봉사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두 성인이 자발적으로 합의해 유사 성행위를 할 경우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도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애인 성 도우미가 아닌 장애인들의 본질적인 성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장애인의 성적권리확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 ‘장애인 푸른 아우성’의 조윤숙 대표는 “해외에선 장애인들도 어릴 때부터 가족과 전문가, 당사자가 성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며 성적 주체성을 세우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교육과 상담을 통해 장애인들이 장기적으로 사람들과 건강하게 감정적 교감을 나누도록 하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애인들의 성 교육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의견도 나온다. 김경미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장애인 성 교육이 성희롱과 성폭행 방지 위주로 이뤄지면서 발달 장애인들은 성에 대해 더럽고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성 교육이 전체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소중한 것임을 인지하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인석ㆍ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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