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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샘물 확인하고 마시세요

입력
2017.11.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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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검사 결과 대부분 부적합

족욕ㆍ인분 등 비양심적 행위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내 샘물 대부분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탐방객들이 마시기에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백록담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내 샘물 대부분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탐방객들이 마시기에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백록담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내 샘물 대부분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탐방객들이 마시기에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원인 중 하나로 탐방객들의 분뇨 가능성도 제기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한라산 먹는물(샘물) 수질역학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라산 샘물 대부분이 먹는 물로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 샘물인 노루샘, 사제비물, 영실물 등 9곳과 주변지역에 대한 수리ㆍ수문ㆍ토질ㆍ생태 조사와 오염원인을 규명해 합리적인 샘물 관리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현재 한라산 탐방로에서 먹는 물 공동시설로 지정ㆍ관리되고 있는 샘물은 영실탐방로의 영실물과 노루샘, 어리목탐방로의 사제비물 등 3곳이다. 이들 샘물은 지난 2월 수질 검사 결과 총대장균군 등이 초과 검출되면서 사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이후 재검사 결과 다시 적합 판정이 내려져 최근까지 탐방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질연구원이 지난달 11일 실시한 수질검사에서는 노루샘과 영실물 2곳에서 총대장균군 등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노루샘인 경우 지난 9월 한달 간 1,100여명의 탐방객들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먹는 물 공동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방아오름샘, 용진각물, 성널샘, 영실계곡, Y계곡, 어승생 관리소 6곳도 같은날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질연구원이 미생물 군집 분석을 통한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분변미생물이 검출됐다. 실제 샘물 주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야생동물의 분변과 사람의 인분 등이 발견됨에 따라, 이로 인한 오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지난 9월 6일부터 11월 5일까지 약 2개월간 노루샘과 사제비물, 용진각물 주변에 CCTV를 설치해 모니터링한 결과 용진각물에서는 족욕이나 샤워를 하는 탐방객들도 촬영됐다.

지질연구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샘물에서 잠재적 병원균인 대장균, 클로스트리듐 등이 검출돼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한라산 샘물들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주변 자연환경 여건에 따라 매번 수질이 바뀌기 때문에 매분기별로 수질 검사를 실시해 이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고, 수질검사 결과도 탐방객들이 볼 수 있게 게시하고 있다”며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수질 개선이 어려운 샘물에 대해서는 폐쇄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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