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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무위 강행… 멱살ㆍ욕설ㆍ몸싸움 난장판

입력
2018.01.12 18:36
4면

계파 대립 속 바른정당과 통합 논의

찬성파, 반대파 회의장 진입 막아서

박지원 “安, 박정희·전두환 세습해”

유성엽 “다 같이 죽는거다” 반발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장 밖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장 밖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양당의 계파 패권 정치를 비판하며 ‘새정치’ 기치를 올리고 창당한 국민의당이 오히려 막장에 가까운 계파 대립의 모습을 보였다. 당권을 장악한 안철수계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바른정당과 통합 절차를 일방적으로 강행했고, 중진들이 대다수인 호남계는 막말과 함께 물리적인 저지에만 집중했다.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 과정에서 대의와 명분, 절차적 정당성 모두를 잃어 가면서, 향후 양당이 통합에 성공하더라도 정치적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막장의 빌미를 제공한 쪽은 안철수계였다. 이들은 12일 오전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당무위원회를 소집하기 전 비공개로 최고위원회 개최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 측은 통합 반대파 측의 최고위원들에게만 최고위 개최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반대파는 이날 오후 의원 간담회를 소집해 강하게 항의했다. 실제로 반대파들은 간담회에서 “일방적인 당무위 소집, 당권파만의 회의 모두 비민주적이며 당헌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격해진 대립만큼이나 이날 간담회는 당의 극단적인 분열 현실을 그대로 노출했다. 그 동안 안 대표를 중심으로 공격과 방어에 집중하던 양 계파 의원들이 실명으로 상호 비방까지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간담회 뒤 이어진 당무위는 그야말로 ‘막장’의 모습을 보였다. 통합 찬성파 소속 당원들은 반대파 당원들의 진입을 막았고, 반대파들은 그들의 멱살을 잡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회의장 안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당무위 의장인 안철수 대표가 개회를 선언하자, 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비겁하게 의원총회도 없이 당무위를 개최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장정숙 의원은 안 대표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항의했고, 안철수계 당직자들은 장 의원의 발언을 막으면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반대파 수장인 박지원 전 대표와 중진들은 극단적 표현을 마다치 않으며 같은 당 동료들을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당무위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어떻게 저 입으로 친노니 반노니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안 대표가 박정희ㆍ전두환 전 대통령을 제대로 세습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의원 역시 “안철수계만 모여서 회의 여는 게 새정치냐”며 “통합을 이런 식으로 강행하면 파국이다. 다 같이 죽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계파의 대립에 중립파들은 통합 절차 일시 중단을 제안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통합은 해야겠지만, 이렇게 반발을 감수할 게 아니라 절차와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 통합 절차를 멈추고 다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계는 이날 당무위를 통해 내달 4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에 계파 안배를 해야 한다”는 반대파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김중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안철수계 일색의 전준위 구성안도 함께 의결했다. 타협과 조율보단 강공 속도전을 선택하면서, 당내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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