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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주와 안보협력” 강조… 한국도 관세폭탄 피할 수 있을까

입력
2018.03.11 15: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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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고율관세, 호주도 제외

통상ㆍ안보 연계한 전략이 통해

“청와대 적극 대응을” 지적 나와

김 부총리, 므누신 재무에 서한

“한국 투자, 美 고용창출 큰 기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문 타운십에 있는 애틀랜틱 어비에이션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문 타운십에 있는 애틀랜틱 어비에이션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ㆍ멕시코에 이어 호주까지 철강 고율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관세 부과 예외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과 호주 간) 안보협정을 매우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의 동맹국이며 위대한 국가인 호주에 철강ㆍ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은 미국 안보 위협 시 수입을 규제할 수 있다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근거다. 호주가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동맹국인 만큼 이번 관세부과 조치의 예외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전통우방이자 북핵 문제를 고리로 한미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도 호주처럼 이번 관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을 철강 관세부과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모두 적극 챙겨보겠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철강 수출에 있어 우리와 호주의 사정이 크게 다른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32억6,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21.4% 증가했다. 호주(지난해 철강ㆍ알루미늄 포함 3억1,000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출 물량이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이 값싼 중국산 철강을 가공, 미국으로 우회수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중국으로부터의 철강 수입량이 많은 우리나라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를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3일부터 철강 고율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시행에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를 예외국으로 지정하면서 이미 통상과 안보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우리 정부도 외교ㆍ안보와 통상을 분리 대응한다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통상공세 대응을 위해) 안보와 통상을 한 번에 패키지로 묶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통상당국을 넘어 청와대 결정권자가 통상 관련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한국산 철강 관세 부과에 우려를 전달했다. 김 부총리는 서한에서 “한국 철강 및 자동차 기업이 투자를 통해 미국 내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하고 “양국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국산 철강을 관세부과 대상에서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대미 철강수출 상위 15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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