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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대한 타결 볼 수도” 의욕… 참모진 ‘덫에 빠질라’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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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세계를 위해 좋을 것”
흥분된 어조로 연일 기대감 표출
언론 비판엔 “페이크 뉴스” 비난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 구체적 조치
안 보이면 만남 없다” 언급했다가
“새로운 조건 아니다” 한발 후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성공 가능성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벌써부터 정상회담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포장하는 등 성공에 대해 의욕 충만한 모습이다. 반면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실무대책 마련에 착수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회담 조건 등을 두고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노출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결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감은 주말을 지나면서 더욱 고조됐다. 9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거래가 아주 많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완성된다면, 세계를 위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0일에도 “북한은 2017년 11월28일 이후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우리의 회담 동안에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들이 그 약속을 존중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트윗을 올리면서 북한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거론하며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저녁 펜실베이니아 지지 유세장에 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이 매우 잘 해 나갈 것으로 본다”며 “북한과의 대화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연설에서도 흥분된 어조로 “북한이 화해를 원한다고 본다”며 “이제 때가 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을 설명하며 “내가 자리를 곧 뜰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다면 앉아서 세계 및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위해 가장 위대한 타결을 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 관련 실패와 자신의 성공을 대비시키고, 김 위원장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부각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자신의 대북 압박 정책에 따른 업적임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회담 수락 이후 백악관 참모진은 혼선을 빚는 모습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으면 그런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조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사전 조건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후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게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초청이 왔고 수락됐고 그대로 유효하다”며 “우리는 북한이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기를 기대한다. 만약 이에 변화가 있다면 우리는 재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조건이 아니라, 현 상태에서 변화가 있다면 재고한다는 뜻으로 후퇴한 것이다.
이 같은 혼선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한 데 대해 미 언론들이 비판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워싱턴 외교가와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인 결정으로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며 북한의 덫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을 가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은 10일 “현재 미국에는 경험 많은 외교관들이 부족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폐기 논의에 따르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 준비가 덜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불신이 상당해 전제 조건을 내세워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해 무마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과 유세장 연설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비판하는 언론들에 대해 “페이크 뉴스”라며 맹비판했다.
워싱턴=송용창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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