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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 쏟아지는 다주택자 매물... 서울 아파트 거래 역대 최대

입력
2018.03.25 22:3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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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앞두고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 잇따라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3월 말까지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치는 조건으로 주변 시세보다 5,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이 몇 개 있는데 모두 남아있어요.”

가구당 16억5,000만~17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전용면적 84㎡ 여러 채가 지난달부터 시세보다 낮은 15억8,000만~16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매가를 낮추는 대신 이달 말까지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치는 것을 매각 조건으로 내건 점으로 봤을 때 다주택자들의 매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4월부터 시행되는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전에 아파트를 팔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1만1,078건이었다. 하루 평균 481.6건이 거래된 셈으로, 이달 말까지 신고될 물량을 포함할 경우 3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대인 2015년(1만2,922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4월 다주택자 중과를 앞두고 연초부터 매매 물건이 증가하면서 1월부터 석달 연속 최대 거래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일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조합원 입주권 포함)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은 양도세율이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20%포인트 각각 가산된다. 2주택 이상은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된다.

구별로는 소형 평형 아파트가 밀집돼 있어 임대사업을 하는 다주택자들의 보유 물건이 많은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1,045건으로 가장 많았다. 성북구가 860건, 강서구가 759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구(622건), 서초구(437건), 송파구(652건)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이미 지난해 3월 전체 거래량을 넘어섰다.

다주택자 매물은 3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이다 보니 시세보다 싼 값에 거래된 것들이 적지 않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94.76㎡는 지난 1월 최고 16억원까지 팔렸으나 3월 초에는 이보다 9,000만원 낮은 15억1,000만원에 거래가가 신고됐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110.8㎡도 올해 1월 20억1,000만원으로 매매 최고가를 찍었으나 이달 중순에는 이보다 2억원 이상 싼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임대용 주택으로 인기를 끌던 초소형 주택 잠실리센츠 26.8㎡는 지난 1월 7억8,000만원까지 거래되다가 3월 초엔 이보다 1억3,000만원 싼 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제도가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초과이익환수,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규제 속에 지난달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시행된 데 이어 26일부터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되는 등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수 심리가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는데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까지 겹치게 되면 올해 초처럼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폭증하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다주택자 급매물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오름폭이 6주 연속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의 0.26%에서 0.25%로 소폭 낮아졌다.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0.06%로 전주(0.24%)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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