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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협회장 “문재인 케어 전폭지지, 의사 기득권 해소해야”

입력
2018.03.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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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의료계 기득권 해소를 위해 약사협회, 간호사협회 등 직능단체와 연대하겠다”면서 경쟁적 관계에 있는 직능단체인 대한의사협회를 작심 비판했다.

최 회장은 29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의료계에도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기득권자인 대한의사협회가 부패하지 않고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의사에게 독점권을 부여해 의사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데 의사가 거부하면 대체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은 국가가 국내 의료를 한꺼번에 사는 것인데 의사라는 단일 공급자가 저항하면 비싸게 사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조금씩 역할을 분담시키고 겹치는 영역을 만들면 구매선이 다변화되고 싸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의사협회가 다른 의료계 직능단체에 비해 더 강한 대 정부 협상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약사협회 등이 이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즉 문재인 케어에 지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의사협회가 반대하는 탓에 정부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선거에서 ‘문재인 케어’ 저지를 내걸고 당선된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 당선자는 의료계 총파업(집단 휴진)을 내세우며 정부를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의사협회가 적극 찬성 입장을 보이는 것은 보장성 확대를 계기로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같은 숙원을 이루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한의사 제도가 제대로 활용되려면 국가보건 의료체계에 들어가야 하고, 한의사의 도구와 행위가 더 많이 급여화돼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침과 뜸만 보험 적용이 되고 한약은 거의 안 되고 있어 골격계 질환 처방이 90%가 넘는 편중현상이 일어난다"면서 "한약이 급여화가 되면 천연물신약을 쓰는 의사와 한약재 쓰는 약사, 첩약을 쓰는 한의사를 다 인정해 급여체계에서 역할을 나누면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3일 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경희대 한의대를 나와 함소아제약 대표이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을 지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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