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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협상 앞두고… 영변 핵 시설 보강 작업

입력
2018.04.05 18: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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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냉각수 파이프 매설 공사”

“유리한 회담 위해 의도적 노출

보상 더 받기 위한 카드” 관측도

4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영변 핵단지 위성 사진 이미지. 촬영은 3월 30일 이뤄졌다. 38노스 캡처
4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영변 핵단지 위성 사진 이미지. 촬영은 3월 30일 이뤄졌다. 38노스 캡처

비핵화가 핵심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보강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협상력 강화를 위한 의도적 노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북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4일(현지시간) 북한 영변에서 5메가와트(㎿) 실험용 원자로의 냉각탑 부근 강둑을 따라 새 굴착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다.

38노스는 북한이 영변의 구룡강을 따라 또 다른 냉각시설을 만들기 위한 공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최근 완공된 저수지와 인공수로, 댐 등과의 연계로 냉각수를 원활히 공급해 향후 원자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아울러 원자로 냉각 뒤 강으로 뜨거운 물을 버릴 때 발생하는 수증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재 원자로는 가동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5일 “강둑 굴착 작업은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됐는데 냉각수 공급용 파이프를 매설하는 공사인 것으로 보인다”며 “5㎿ 원자로도 현재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영변의 5㎿ 원자로를 1년 간 가동하면 핵무기 1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이 확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면서 원자로를 식힐 때 공기가 아닌 인근 강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향후 영변 핵 시설 가동 중단에 대비해 한미 양측으로부터 보상을 더 받아내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좀더 유리한 위치에서 북미 비핵화 논의를 끌어가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의 핵 위협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영변 5㎿ 원자로는 워낙 낡은 시설이어서 출력을 키워봐야 핵무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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