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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대북문제 협조 얻고 통상은 빈손… ‘반쪽’ 귀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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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정권 북 미사일ㆍ납치 문제
트럼프 “북미 회담서 해결 노력”
통상에선 양국 입장 차만 확인
정치악재 돌파 여부 불투명해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반쪽 성과만 거둔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일본의 최대 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거론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반색하고 있지만, 경제ㆍ통상분야에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상회담 결과로 사학스캔들과 재팬 패싱 논란 등 내우외환을 돌파하고자 했던 아베 총리의 당초 구상이 실현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개인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매우 열심히 나서겠다”며 “납치 피해자들이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회담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 아니라 일본을 사정권에 둔 중ㆍ단거리 탄도미사일 폐기까지 북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할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도 재확인하는 등 안보 분야에선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외로 일본 측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약속’에 불과할 뿐이란 비판적 평가도 나왔다. 아베 총리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방북 및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한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아베 총리가 한반도 정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재팬 패싱’ 우려를 거론하며 “전혀 맞지 않는다. 미일, 한미일 간 긴밀히 협력해 일본인 납치와 북한 핵ㆍ미사일 현안에 대해 전력을 다해 임하겠다”고 반박했다.
양 정상은 통상 분야에서 자유롭고 호혜적인 무역협정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사실상 봉합 수준으로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두 정상은 각자 입장만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무역관계의 전망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일본과의) 양국 간 무역협정을 선호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것이 우리나라 노동자들을 위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이 기대했던 일본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관세 적용 제외에 대한 언급 없이 오히려 일본이 우려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반면 아베 총리는 “TPP가 양국에 있어 최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성공 의지를 강조하면서 아베 총리를 앞에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며 “중국의 어느 지도자들보다 더 많은 것을 한 시 주석에게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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