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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사망 노조원 부친에 6억 주고 가족장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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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경남 양산센터
2014년 노동조합葬 가로 막아
검찰, 센터 관계자 추궁 자백 받아
노조 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의 ‘노동조합장(葬)’을 막는 과정에 삼성 측 자금이 투입된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검찰은 삼성 측이 노조 파괴 공작에 금전 지원을 모의하는 등 직접 개입한 정황을 파악해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2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경남 양산센터 노조 분회장 염호석씨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염씨 아버지를 회유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6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전자서비스 자금이 염씨 아버지에게 지급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검찰은 20일 염씨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센터 관계자에게 돈을 받고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와 센터 관계자들을 추궁해 염씨 부친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고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회유했다는 취지의 자백도 받아 냈다. 노조 파괴 공작이 센터(하청) 차원에서 이뤄져, 삼성전자서비스(원청)와 무관하다는 삼성 측 해명이 수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2013년 7월 출범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분회장이던 염씨는 사측의 노조 탄압에 반발해 이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염씨가 부모님에게 남긴 유서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때 장례를 치러 달라”는 내용이 있었고, 노조는 유족 동의를 받아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염씨 부친이 돌연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했고, 경찰은 염씨 모친 반대에도 불구, 시신양도 요청 절차도 밟지 않고 염씨 시신을 빼앗았다. 이때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염씨 부친을 돈으로 회유한 사실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은 “삼성 입장에선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면 노조 위상이 강해질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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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활동 활발한 사업장 대상
회사차원 금전지원 모의 정황도
검찰은 양산센터 외에 노조 관계자들이 사망한 다른 지역 센터에서도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금전을 건넸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활동이 활발했던 사업장에 금전 지원을 모의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와 센터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을 회유하고 노조 활동을 약화시키기 위해 돈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논의가 실행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원이 대다수인 센터를 위장 폐업하고, 이후 센터장에게 수천만 원의 권리금을 지급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확보해 수사 중이다. 문건에는 ‘언론에 경영난 등을 이유로 센터를 폐업했다고 알릴 것’이라거나 ‘센터장 권리금 보상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센터에서도 삼성전자서비스나 삼성그룹이 노조 파괴 공작에 개입 또는 연루됐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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