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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지켜본 북한 주민들 “문재인 대통령 맵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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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같은 장면에서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TV나 신문에 실린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본 북한 주민들은 “맵짜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한송이TV’를 진행하고 있는 탈북자 한송이(25)씨는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씨는 양강도 출신으로 2014년 탈북했다. 그는 지금도 중국 접경지역의 북한 주민들과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 파악한 북한의 실정을 인터넷 등을 통해 전하고 있다.
한씨는 “지인과 최근 통화를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장면에서 웃고, 울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진 것과 같이 북한 주민들이 문 대통령을 보는 시각도 매우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는 “소탈하고 털털한 이미지인데 카리스마도 없지 않다. 그래서 ‘맵짜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맵짜다는 말이 ‘음식의 맛이 맵고 짜다’ ‘성미가 사납고 독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지만 북한에서는 ‘매력 있는 남자’를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한다. 한씨가 “혹시 이런 말을 하다가 걸리면 잡혀가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지인은 “호랑이 담배 필 때 소리 하지 말라. 괜찮다”고 답했다고 했다.
한씨에 따르면 이렇게 우리나라를 대하는 북한 분위기는 최근 많이 완화됐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이후 사상교육 자료도 바뀌었다. 주적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말이 없어지고 한민족이라는 단어가 다수 들어갔다고 한씨는 설명했다. 내용도 “우리 한민족끼리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서도 (우리가) 언제나 앞장서야 한다”는 대목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꼽은 남북정상회담 명장면 역시 우리와 비슷했다. 두 정상의 악수 장면을 비롯해 ▲전통의상을 입은 의장대 사열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사용한 기념식수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모습 ▲통역이 필요 없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두 정상 등을 북한 주민들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김정숙, 리설주 여사가 만난 것에 대해서는 “김정숙 여사가 북한으로 시집간 딸(리설주)을 맞이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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