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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칸영화제 수상 불발...고레에다 감독 ‘만비키 가족’ 황금종려상

입력
2018.05.20 04:15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만비키 가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폐막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칸=로이터 연합뉴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만비키 가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폐막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칸=로이터 연합뉴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결국 수상하지 못했다. ‘버닝’은 전 세계 평론가들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지만 심사위원들만 생각이 달랐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주어졌고, ‘버닝’은 기술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번외 특별상인 벌컨상(신점희 미술감독)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19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에 ‘만비키 가족’이 호명됐다. 2004년 ‘아무도 모른다’로 당시 14세였던 배우 야기라 유야에게 최우수남자배우상을 안기고,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고레에다 감독은 마침내 최고 영예까지 품었다.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을 잃은 다섯 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KKK단에 잠입한 흑인 형사의 실화를 그린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이 수상했고, 심사위원상은 소년의 눈으로 레바논 난민의 현실을 조명한 여성 감독 나딘 라바키의 ‘가버나움’이 받았다.

감독상은 1950년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콜드 워’를 연출한 폴란드 감독 파베우 파블리코브스키가 선정됐다. 이탈리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자로 펠리체’와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쓰리 페이스’가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최우수남자배우상은 이탈리아 영화 ‘도그맨’의 마르첼로 돈테가, 최우수여자배우상은 러시아 영화 ‘아이카’의 사말 예슬야모바가 받았다. 또한 칸영화제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전설로 불리는 장 뤼크 고다르의 ‘이미지의 책’에 특별황금종려상을 안기며 거장을 예우했다.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벌컨상을 수상했다. 벌컨상은 촬영감독과 미술감독, 의상감독 등 기술 스태프에게 주어지는 칸영화제 번외 특별상이다. 앞서 2016년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컨상을 받았다.

‘버닝’은 폐막식에 앞서 국제비평가연맹에서 수여하는 국제비평가연맹상도 수상했다.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평단의 확고한 지지와 찬사를 얻었다. 칸영화제 공식 일일 소식지 스크린데일리에서는 4점 만점에 3.8점을 얻으며 역대 최고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6년 ‘아가씨’(감독 박찬욱)와 2017년 ‘옥자’(감독 봉준호) ‘그 후’(감독 홍상수)에 이어서 ‘버닝’까지 3년 연속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는 수상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수상자(작)

▦ 황금종려상=‘만비키 가족’(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블랙클랜스맨’(감독 스파이크 리)

▦ 감독상=‘콜드 워’(감독 파베우 파블리코브스키)

▦ 심사위원상=‘가버나움’(감독 나딘 라바키)

▦ 각본상=‘라자로 펠리체’(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ㆍ‘쓰리 페이스’(감독 자파르 파니히)

▦ 특별 황금종려상=‘이미지의 책’(감독 장 뤼크 고다르)

▦ 최우수여자배우상=사말 예슬야모바(아이카)

▦ 최우수남자배우상=마르첼로 돈테(도그맨)

▦ 황금카메라상=‘걸’(감독 루카스 돈트ㆍ주목할 만한 시선)

▦ 단편 황금종려상=‘올 디즈 크리쳐스’(감독 찰스 윌리엄스)

▦ 단편 심사위원특별언급=‘온 더 보더’(감독 웨이 슈준)

칸=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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