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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전후... 대만 문제로 美ㆍ中 갈등 대폭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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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모전단 대만해협 훈련 검토
“가장 민감한 문제… 美 준수해야”
직설 표현 삼가던 中외교부 발끈
큰 변수였던 AIT 신청사 준공식
북미회담 감안해 볼턴 불참 불구
“美ㆍ中, 언제든 일촉즉발의 상황”
북한과 미국이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오는 12일을 전후해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미중 간 신경전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영토주권 문제를 미국이 연이어 건드리고 있어 양측 간 충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6일 ‘미 군함, 대만해협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도발에는 반드시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의 앞마당 격인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진입시키는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겨냥해서다. 환구시보는 “대만해협이 국제항로이긴 하지만 미국 군함의 통과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특별한 정치적 함의가 있다”면서 “미국 군함은 대만해협에 와서 물을 흐리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직설적인 표현을 삼가던 중국 외교부도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 1일에 이어 5일 정례브리핑에서도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 중 가장 민감하고 핵심적인 문제”라고 규정한 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실히 준수해야 하며 중미관계와 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손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의 강도 높은 반발은 최근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잇따라 공세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의 군사기지화를 비난하며 환태평양합동훈련(림팩) 초청 취소, ‘항행의 자유’ 작전 재개, 인공섬 파괴 경고 등에 이어 B-52 전략폭격기 근접 비행까지 감행했고, 최근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항모전단의 대만해협 통과 훈련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미 정부는 최근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등 주요 항공사에 대만을 중국영토로 표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영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나마 오는 12일에 열릴 미국재대만협회(AITㆍ주 대만 미국대사관 격) 신청사 준공식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듯하다. 당초에는 대중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고 미국 해병대가 건물 경비 명목으로 상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중 갈등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당일임을 감안해 고위급 인사의 파견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오는 9월 현판식에는 고위급 인사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영토주권 문제로 여기고 있다”면서 “AIT 신청사 준공식 당일은 피했지만 대만도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미중 간 동북아시아 패권 경쟁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언제든 양측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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