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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 중단 선뜻 동의.. 비핵화 ‘이면 합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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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상찬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공동성명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가 빠지고,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나 검증 등이 거론되지 않았는데도 김 위원장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것이란 굳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합의문에서 공개되지 않은 이면 합의 내지 공감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한미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선뜻 동의한 것도 이를 토대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이나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즉각 시작될 것” “김 위원장이 모든 곳을 비핵화할 것이다”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를 검증할 것이고, 많은 사람을 투입할 것이다”고 말해 김 위원장과 검증에 대한 얘기도 나눴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더 이상 미사일 발사도 연구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실험장도 문 닫는다”고 밝혀 핵 미사일 연구 인력 문제도 거론했다. 핵미사일 연구 인력의 전환 작업은 과거와 현재 핵 능력뿐만 아니라, 미래 핵 능력까지 없애는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에 해당한다. 공동성명에선 CVID 중 V(검증)와 I(불가역적)가 빠졌지만, 북미간에 VI에 대한 논의가 상당 수준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신뢰 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것도 이처럼 이행과 검증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13일 싱가포르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미 공동성명에서 담겨있진 않지만, 북미간 검증 등에 대한 상당한 이면 합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동성명에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확인했다”며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이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군사력 대신 경제 개발에 헌신하겠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을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주민들을 사랑한다”는 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의 가난과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경제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미비한 도로사정을 허물 없이 털어놔 남측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군사훈련중단 요구에 동의한 것도 김 위원장이 무력이 아니라 경제로 북한을 키우겠다는 전략적 변화를 선택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약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에 착수할 수 있도록 충분한 명분을 주는 대신, 제재의 키는 쥐면서 확실한 비핵화 이행 조치가 나올 때까지는 지켜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송용창 특파원hermeet@hankook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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