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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3차 방북은 깜깜이 일정... 묵을 숙소조차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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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 동행 취재기
“美 노력에도 김정은 회동은 불발
北정권 상대 협상 어려움 보여줘”
“6일 오전 10시54분, 평양에 착륙했을 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조차 일정 일부만 알고 있었다. 그는 미국 대표단이 묵을 숙소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 6, 7일 1박 2일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블룸버그 통신의 니컬러스 워드험 기자는 8일(현지시간) 이번 방북이 ‘깜깜이’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취재기에서 그는 첫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오찬 때만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확실해 보였지만, 협상단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의 회동은 불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위협과 환대를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정권을 상대해야 하는 폼페이오의 어려움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상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 탓에 폼페이오 장관이 몹시 괴로웠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취재기에서 “게스트하우스(백화원 초대소) 방마다 과일바구니에는 바나나, 포도, 오렌지, 배가 담겨 있었고, 비워질 때마다 채워졌다”면서 “인터넷 속도는 빨랐고, 평면 스크린 TV에서는 BBC 방송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취재진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도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유롭게 호숫가를 산책할 수도 있었지만 감시원들이 나무 뒤에서 몰래 취재진을 지켜봤고, 게스트하우스 인근 건설현장 인부에게는 접근이 차단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북한 측은 지난번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식사 대접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위드험 기자는 “폼페이오 장관 일행은 여러 코스의 식사를 했고 웨이터들은 차례로 접시를 내놨다”면서 “푸아그라, 칠면조, 완두콩 수프, 표고버섯, 김치, 수박, 아이스크림, ‘아메리칸 콜라’라는 브랜드의 음료까지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방북 이틀째 아침까지 폼페이오 장관의 배는 꺼지지 않았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잘 차려진 아침 식사 대신에 토스트와 가공치즈 슬라이스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방북의 인상에 대해 “회담이 이뤄지는 동안 북한은 부와 풍요로움의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다수 인민이 굶고 전력 공급을 제대로 못 받고, 인터넷이나 외국 방송에는 접근조차 못하는 북한의 ‘대안적 현실’ 같았다”고 요약했다. 워드험 기자는 “통상 호스트가 취재진에게 30초가량 모두 발언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몇 분을 허용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더 많이 올수록, 서로에게 더 많은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북한 방문 며칠 전, 취재진은 북한 입국이 허용되는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여권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전혀 방문하지 않았던 것같이 보였다”며 취재기를 마무리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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