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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재미 삼아… 초등생까지 몰카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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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성범죄 단속 10명 적발
범죄자 연령 점점 다양해져
대학생ㆍ직장인 “스트레스 때문”
성적 충동 탓도 적지 않아
지난달 27일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내 환승 에스컬레이터에서 휴대폰으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려던 불법촬영 혐의자가 지하철 수사대에 의해 현장 적발됐다. 붙잡힌 몰카범은 초등학교 6학년생 A(13)군. A군은 “몰래카메라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촬영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의 휴대폰에는 이날 외에도 길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한 영상이 3건 더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조사 후 귀가를 시켰다”며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내 환승 계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고등학교 1학년인 B(17)군이 자산의 휴대폰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여성들의 치마 속과 엉덩이, 다리 부위를 14초 가량 동영상으로 촬영하다가 붙잡혔다. B군은 “최근 언론 보도로 알게 된 후 불법촬영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에서도 일용직 노동자 C(44)씨가 “혼자 고시원에서 지내면서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를 약 2분56초 가량 몰래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관할 경찰서 등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를 집중 단속해 불법 촬영 혐의자 10명을 적발해 미성년자 1명을 제외한 9명을 형사 입건 조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지하철역, 대학,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391곳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적발된 이들은 여성의 성적 수치심 유발, 상습성 등 혐의 정도에 따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미성년자인 A군은 서울가정법원 송치 후 보호처분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불법촬영을 한 이유는 연령대별, 직업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A군과 B군 같은 10대 청소년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많이 꼽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불법촬영 동영상들을 워낙 쉽게 접하기 때문에 호기심도 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범행 동기로 밝힌 이들이 많았다. 지난달 27일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불법 동영상을 찍다 걸린 회사원 D(33)씨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아 이를 해소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C씨처럼 성적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불법촬영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대다수 피해자인 여성들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범죄자들의 연령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동기도 단순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불법촬영은 지하철 등에서 촬영된 것뿐 아니라 연인관계에서 촬영한 ‘리벤지 포르노물’ 등으로 종류와 형태가 다양화되고 상업화까지 되는 게 문제"라며 "일부 청소년들까지 재미 삼아 몰카 촬영을 한다는 것은 불법촬영이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관련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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