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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뒷담화] 경호원에 몸을 숨긴 송영무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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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한ㆍ일 안보전략대화’가 열렸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파악한 뒤 호텔을 찾았습니다. 최근 국군 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과 전날 국회에서 진실공방 등으로 논란에 선 송 장관의 이날 일정은 비공개로 된 이 일정 말고는 일정 자체가 없었습니다. 급히 찾아간 호텔에는 이미 도착한 취재진 몇몇이 대기 상태였습니다. 행사 자체가 비공개 일정이라 내부 취재는 불가능했기에 행사장 밖에서 대기한 것이죠.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자 경호원으로 보이는 몇몇이 복도와 행사장 주변을 서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만이 들릴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더니 행사장 주 출입구가 아닌 중간에 있는 문을 점검하는 게 보였습니다. 이때 이미 장관의 동선은 주 출입구가 아닌 행사장 중간 문으로 입장하는 거로 결정이 돼버린 상태였습니다. ‘주 출입구로 입장하는 게 아니다’는 상황 파악이 되자 취재진은 아예 승강기 앞 복도에서 대기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승강기 문이 열렸습니다. 사람이 하나둘 내리는데 장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호원 서너 명이 내린 뒤에야 모습을 보인 송 장관은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벽을 따라 복도로 이동해 예정(?)된 행사장 중간 문으로 들어가 버리자, 삼십여 분간의 눈치작전은 끝났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경호원에 둘러싸인 송 장관은 생각이 많아 보였습니다. 송 장관을 기다리던 취재진도 잠깐 동안이었지만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대장까지 한 장관’ 근래 상황이 여러 면에서 불편 했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회의장 외부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과는 일절 동선은 상의하지 않은 채 입장동선을 수차례 바꾸고 경호인력을 대거 늘려 벽면에 붙어서 숨는 듯이 회의장을 들어서는 모습은 ‘명예’를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군을 총괄하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보일 모습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설령,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당당하게 밝히고 해명하면 될 일이고, 잘못된 부분이 없다면 더욱 당당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만난 송 장관의 모습에서 여러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음에 또 만날 때는 대장 출신다운 당당한 모습 기대해도 될까요.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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