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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X-파일] 한 여름에 추석 선물세트 파는 대형마트 속내는

입력
2018.08.04 10:00

“올해는 처음으로 추석 50일전에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30일 이마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추석 선물 예약 판매를 8월 2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일찍 예약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역대 사전 예약 판매 중 가장 긴 42일간 행사가 진행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마트가 사전 예약판매 계획을 밝히자 경쟁사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연이어 추석 예약 판매 계획을 밝혔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하루 빠른 8월 1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해 대형마트 중 가장 긴 43일간의 행사에 돌입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매년 추석이 한달 남짓 남은 시점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언제 시작할 지 고민에 빠진다. 너무 빠르게 예약 판매를 시작하면 추석 분위기가 나지 않아 소비자 호응도가 떨어지고, 너무 늦게 예약 판매를 시작하면 경쟁사에 선수를 빼앗겨 판매 부진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대형마트들은 누가 가장 먼저 예약 판매에 돌입하는 지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인다. 매년 하루 이틀씩 추석 예약 판매 날짜가 당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추석 예약 판매가 체감상 특히 빨랐다는 게 소비자들의 중론이다. 올해 추석이 9월 24일로 예년에 비해 빠른 편이기도 했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추석 분위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계동 사는 직장인 추 모씨는 “기온이 40도를 넘을 정도로 더운데 추석 선물 세트를 판다고 해서 놀랐다”며 “올해는 대형마트 들이 판매 개시 타이밍을 잘못 잡은 거 같다”고 말했다.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추석 판촉 경쟁을 시작한 유통업체들도 무더위가 야속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통상 추석 45일 전후로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 만큼 올해가 그렇게 빨랐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내부적으로 선물세트가 예년보다 안 팔릴 것을 우려하는 시각은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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