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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폴더블폰 마지막 능선 넘었다”

입력
2018.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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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폴더블폰 공개 임박 

 내년 초 5G폰은 갤S10과 별개로 

 스마트폰 이후의 초연결 시대 준비 

 “신흥시장과 기술 리더십 둘 다 잡겠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갤럭시노트9과 폴더블폰을 포함한 삼성 스마트폰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갤럭시노트9과 폴더블폰을 포함한 삼성 스마트폰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ITㆍ모바일(IM)부문에 지난 주는 전쟁 같은 한 주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8을 열어 ‘갤럭시노트9’을 최초 공개했고 2년 만의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도 내놓았다. 1년 여간 진화시킨 인공지능(AI) 플랫폼 ‘뉴 빅스비’에 첫 AI 스피커 ‘갤럭시홈’ 실물까지 선보이며 전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았다.

언팩을 무사히 마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흥시장과 최첨단 기술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노트의 S펜 진화는 계속된다” 

고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개발관리팀장 시절인 2011년 갤럭시노트를 개발해 필기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창출한 당사자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그는 노트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고 사장은 “처음에는 대화면이 노트 사용자들에게 어필했지만 3, 4년 지나니 S펜을 가장 많이 사랑해준다”며 “노트9에는 최고의 퍼포먼스와 리모트 컨트롤이 가능한 스마트 S펜, 인텔리전트 카메라 등 새로운 기술을 많이 넣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2, 3년간 S펜의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며 S펜의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고 사장은 노트를 개발하던 시절도 회상했다. 그는 “첫 출시한 2011년 당시 나 혼자 노트를 고집했는데, 그만큼 확신이 있었다”면서 “S펜도 내가 일본 업체하고 공동으로 개발ㆍ발전시켜 자식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상반기에 갤럭시S,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신제품 발표를 정례행사처럼 지켜왔다. 업계에서는 5G 이동통신 상용화 등의 이슈가 있는 내년에 두 제품 통합 등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지만 고 사장은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노트에 는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트가 없어질 일은 없다”며 “노트를 사랑하는 사용자들의 기대를 노트를 탄생시킨 내가 저버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9의 시그니처 색상 오션 블루와 노랑색 S펜.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노트9의 시그니처 색상 오션 블루와 노랑색 S펜. 삼성전자 제공

 

 “신흥시장 1위 유지하겠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이 채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처참히 추락했다. 고 사장도 인정했다. 그는 “중국에서 우리 휴대폰 사업이 어려운 건 사실이고 지난 1년 넘게 조직정비와 인사, 신제품 출시 등 필요한 조치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며 “나아지는 시그널이 조금씩 보이는데, 중국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 반드시 회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 시장에서도 부진하다’는 지적에는 반론을 폈다. 그는 “인도에서 지난해 샤오미가 1등을 했다는데, 판매대수를 따진 것 같다”면서 “인도에서 매출 기준으로는 우리가 압도적인 1위이고, 수량 기준으로도 다시 앞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고 사장은 신흥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 위세가 약해진 이유를 고가 플래그십 제품에 집중한 결과로 판단했다. 개발역량의 60~70%를 프리미엄 제품에 쏟아 넣는데,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은 플래그십 비중이 굉장히 작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플래그십에 먼저 넣고 이후 중가대로 범위를 넓혔는데, 전략을 수정해 새로운 기술을 중가폰에 먼저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올해 11월 정도면 이런 신제품들이 나오는데, 신흥시장에서 원하는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으로 1등 자리를 지키겠다”면서 “부품까지 수직계열화한 삼성폰의 장점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추정 이미지. 테크콘피겨레이션 유튜브 캡처ㆍ뉴스1
삼성전자 폴더블폰 추정 이미지. 테크콘피겨레이션 유튜브 캡처ㆍ뉴스1

 

 “세계 최초 폴더블폰 뺏기지 않겠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은 혁신이 실종된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또 한번 혁신 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중국 화웨이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올해 연말 공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세계 최초란 타이틀보다 정말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지갑을 열고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면서도 “폴더블폰 세계 최초라는 걸 굳이 뺏기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삼성 폴더블폰에 대해 그는 “내구성과 품질 문제 때문에 말을 많이 아꼈는데, 마지막 능선을 넘어 공개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며 “시장에 내놓았을 때 ‘삼성전자 진짜 제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폴더블 얘기는 계속 해왔고, 롤러블도 요즘 굉장히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3월 상용화 예정인 5세대(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10과는 별개의 폰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 사장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S10은 아니고 그것과는 다른 모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뉴욕 갤럭시노트9 언팩에서 깜짝 공개한 갤럭시홈에 대해서도 고 사장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AI 기능보다 스피커 음질이 우선이라 최고의 사운드를 위한 디자인을 선택했다”며 “갤럭시홈은 긴 여정을 떠나는 출발점에 섰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후도 준비한다” 

고 사장은 “다른 회사들이 ‘삼성전자를 앞지르겠다’는 얘기가 종종 들리는데. 우리가 1등을 지켜왔고, 그건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AI와 인공지능(IoT) 5G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기기와 기기들이 연결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면서 “모바일 산업이 스마트폰 중심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로 옮겨가는 엄청난 변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앞으로의 변화와 새로운 경쟁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내비쳤다. 그는 “삼성전자의 대표이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며 “새로운 ‘먹거리’와 ‘장터’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진짜 제대로 준비하고, 능력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욕=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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