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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스피커냐” 김성태 독설에 문희상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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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입법 수장 코드 개회사” 비난
문 의장 “국회가 모욕당한 것” 반박
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국회 본회의 사회를 보다 울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의장을 ‘블루하우스(청와대)의 스피커’라고 비난하면서다. ‘여의도 포청천’이라 불리는 문 의장은 김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거론한 데 대해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린다면 제 정치인생을 몽땅 걸겠다”고 발끈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산회 선언을 앞두고 “저는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는 의회주의자”라며 이례적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해 연단에 선 김 원내대표가 문 의장의 지난 3일 정기국회 개회식 연설을 언급하며 공정성을 잃고 있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여야 지도부가 함께 가야 한다’고 언급한 문 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도 상실한 코드 개회사였다”며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의 스피커를 자처하느냐,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하시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무슨 소리냐, 그만하라”고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잘했다"며 옹호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스피커’ 발언 직후 멋쩍은 듯 미소를 보였다. 김 원내대표가 연단을 내려가자 울컥한 모습을 보이며 작심한 듯 마이크를 잡았다. 문 의장은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며 “그런 일은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며 꼬집었다.
신경전은 본회의 산회 이후에도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에게 "의장이 모욕당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래서 의장은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정권의 스피커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았다. 반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은 “제 귀를 의심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김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연설을 들으면서 신성한 의사당에서 행해지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인지, 아니면 저잣거리에서 토해내는 울분에 찬 성토인지 무척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레바퀴의 크기가 다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법”이라며 “한국당이 단순히 반대하는 정당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성숙한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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