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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영화 주연 논란 덕에…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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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배우 정유미를 주인공으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원작 소설은 논란을 발판 삼아 100만부 판매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16일 민음사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 소설의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민음사 관계자는 “한동안 판매수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는데 영화 주연 논란 이후 주문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남성들은 ‘82년생 김지영’이 페미니즘 소설로 남녀 갈등을 부추긴다며 영화화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출연 결정한 정유미를 비난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판매부수는 90만부를 돌파한 상황이다. ‘정유미 논란’ 이전까지는 이르면 초겨울쯤 100만부를 돌파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뜻밖의 논란 덕에 100만부 달성 시기가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민음사 전망이다.
2016년 10월 출간 이래 2년 만에 100만부가 팔리는 것은 이례적인 기록이다. 최근 국내에서 100만부를 돌파한 소설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꼽힌다. 이 책은 2012년 출간됐기 때문에 100만부 달성하는데 6년 정도 걸렸다. 한국 소설로는 10년 전인 2009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마지막 밀리언셀러 소설로 꼽힌다. 이후 10만부 소설가도 드물어진 것이 우리 출판계 현실이다.
‘82년생 김지영’의 90만부 판매는 사회적 이슈를 도약대 삼아 이뤄진 결과다. 2016년 10월 첫 출간 당시에만도 월별 판매부수가 2,000부 안팎이었다. 그러다 2017년 3월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2017년 5월 노회찬 정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월 판매부수가 3만부를 뛰어넘더니 5만부를 너머 8만부를 향했다.
그 뒤 잠잠해지면서 판매부수가 줄어들었으나 지난 3월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다시 판매에 불을 붙였다. 팬미팅 때 소소한 일상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휴가 기간에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말했는데, 이게 일부 남성 팬들의 화를 돋웠다. 하지만 아이린 논란 이후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월 판매부수는 8만부까지 치솟았다. ‘배우 정유미 주연 확정’이 ‘82년생 김지영’ 영화화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지는 등 논란으로 되자 또 다시 책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
‘82년생 김지영’ 판매 열풍에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의 ‘공감’ 못지 않게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 난리법석인가’라는 ‘화제성’도 큰 힘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여성 독자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남성독자와 여성독자 비율이 3대 7 정도로 의외로 남성 독자 비율이 높다”면서 “남성 독자들 역시 워낙 이슈가 되다 보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출판계에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접점이 없어 보이는 ‘정치인’과 ‘연예인’이 동시에 책을 팔아주는, 정말 이색적인 책”이란 농담까지 나온다. ‘82년생 김지영’ 논란을 부추기는 이들은 오히려 ‘82년생 김지영’의 인기를 도와주는 셈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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