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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정은 깜짝 메시지 공개ㆍ정상들과 회담... 비핵화 지지 끌어내

입력
2018.09.27 0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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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평양에서 끝난 3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3박 5일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국 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방문 기간 미국ㆍ일본ㆍ이집트ㆍ칠레 정상과의 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및 총회 연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및 유력 인사 대상 연설, 언론 인터뷰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미국 및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지지를 끌어내는 데 전력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24일: 한미 정상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추석 연휴 이틀째였던 23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24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최한 ‘세계 마약 문제에 대한 글로벌 행동 촉구’ 행사 참석으로 뉴욕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 마약 문제의 심각한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이번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뉴욕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였던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에서 오후 1시 45분부터 4시 10분까지 1시간 20분 동안 계속된 정상회담 직후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서명식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문에 사인한 일반 유성 사인펜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24일 마지막 일정으로 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레흐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김 위원장과 종전선언 개념에 합의했는데,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임과 동시에 적대관계를 종식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비핵화 진전과 함께 유엔 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협조도 요청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한일 정상회담, 미 외교협회 연설 

문 대통령은 25일 일정을 뉴욕 숙소에서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보는 보수 성향 TV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여론주도층을 사로잡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이 취하는 조치 중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고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어서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속이거나 약속을 어기면 다시 제재를 강화하면 그만”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서 북미 정상 사이에 타임테이블 약속을 한 후 그에 대해 신뢰하는 토대 위에서 전개해 나가도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고 미국 내 회의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세 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일관계 개선 및 과거사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 외교협회(CFR), 코리아소사이어티(KS), 아시아소사이어티(AS) 공동 주최로 열린 ‘위대한 동맹으로 평화를: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미국 내 한반도전문가, 학계ㆍ재계ㆍ언론계 인사 200여명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메시지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많은 세계인들이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속임수다, 시간 끌기다’라고 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북한이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고 문 대통령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잭슨 목사가 “문 대통령은 만델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계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뜻을 저희가 잘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공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26일: 이집트ㆍ칠레 정상회담, 유엔 총회 기조연설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마지막 날인 26일엔 오전부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세바스티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오후에는 73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기조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4월 20일 핵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공항으로 이동, 귀국 길에 올랐다.

뉴욕=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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